왜 '미친 듯이 어려운 문제'를 푸는 곳만이 살아남는가?
우리는 흔히 스타트업을 'J커브를 그리며 고속 성장하는 초기 기업'이라고 정의합니다. 검색창을 두드리면 나오는 뻔한 답변이죠. 하지만 8년 동안 스타트업의 거친 파도를 현장에서 맞으며 제가 내린 결론은 조금 다릅니다.
스타트업은 단순히 빨리 크는 회사가 아닙니다. 스타트업은 '도저히 풀릴 것 같지 않은 지독하게 어려운 문제'를 기어코 해결해 내는 집단입니다. 그 문제가 경제든, 사회든, 인류의 미래든 상관없습니다. 핵심은 그 난제를 해결했을 때 발생하는 파급력이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뒤바꾼다는 점에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반문할지 모릅니다. "적당히 쉬운 문제를 똑똑하게 풀어서 매출만 잘 나오면 장땡 아닌가요?"
네, 맞습니다. 그렇게 단기간에 덩치를 키운 회사들도 분명 존재하죠. 하지만 제가 감히 약속하건대, 그런 구조는 '지속 가능성'이라는 시험대 위에서 무너집니다. 차별점이 없으니 금방 따라잡히거나, 결국 생존을 위해 사업의 근간을 통째로 바꾸는 피봇(Pivot)을 겪으며 휘청이게 됩니다.
진짜 스타트업은 모두가 생각만 할 때 실행하고, 남들이 기피하는 가시밭길을 걸으며, "안 될 거야"라는 비아냥을 "거봐, 됐지?"라는 결과로 증명하는 사람들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열매가 가득 열린 큰 나무 한 그루를 상상해 봅시다. 여기 두 부류의 사람이 나타납니다.
A(생존형 중소기업): 배가 너무 고픈 나머지 당장 눈앞에 떨어진, 혹은 손을 뻗으면 닿는 아래쪽 열매를 닥치는 대로 땁니다. 당장의 배고픔(이번 달 매출)은 해결되지만, 나무 아래 열매가 떨어지면 다음은 없습니다.
B(혁신형 스타트업): 저 꼭대기에 있는 열매가 햇빛을 더 잘 받아 훨씬 달고 크다는 걸 압니다. 당장은 배가 고프지만, 시간을 들여 단단한 사다리를 만듭니다. 사다리를 만드는 과정은 고통스럽고 더디지만, 결국 누구도 손대지 못한 최상의 결과물을 독점합니다.
당장의 매출을 걱정해 밑바닥 열매만 훑는 회사는 결코 높이 있는 비전을 보지 못합니다. 반면 스타트업은 문제의 핵심(꼭대기 열매)을 공략하기 위해 '사다리'라는 기술과 시스템을 구축하는 곳입니다.
제가 곁에서 본 성공한 창업가들은 변태적(?)일 만큼 어려운 문제에 직면하는 걸 즐깁니다. 거대한 벽 앞에서 멈춰 서는 게 아니라, 그 벽을 어떻게 깨부술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망치를 휘두르는 사람들이죠.
비즈니스의 본질은 결국 '남들이 해결하지 못한 불편함'의 크기에 비례합니다. 당신이 지금 마주한 문제가 너무 어려워 도망치고 싶나요? 축하합니다. 당신은 지금 진짜 스타트업의 길목에 서 있는 겁니다.
자, 이제 당신은 그 사다리를 만들 준비가 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