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인공김씨 Jul 01. 2024

내 나이 37, 학교로 돌아갈 준비를 하다

< 박사가 되고 싶은 일개미 >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다. 시험에 있어서는 최선을 다해 노력했고 대부분의 경우 좋은 결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직장생활은 시험처럼 답이 없어서 어려움을 겪었다. 처음에는 내가 이렇게 사회생활을 못한다고 자신을 탓했다. 그러나 이제는 내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내게 맞지 않는 직장이라면 그만두면 될 일이다, 스스로의 노력으로 성과를 얻는 직업을 찾아 떠나면 될 일이다. 천만 다행히도 30대에 대학원 박사과정에 합격했으니 이제부터는 학교로 돌아가기 위한 준비들을 해 나가야겠다.


1. 지도교수 정하기


학과에는 많은 교수님이 있다. 같은 학과라도 세부 전공과 관심 분야, 논문 주제가 다양하고 각자 지도학생을 두고 논문을 지도한다. 내가 외국에서 석사 논문을 쓸 때도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가 지도교수를 선정하는 일이었다. 내가 원하는 분야와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세부 전공의 교수를 찾는 것도 힘들뿐더러 만약 찾는다고 해도 해당 교수가 나를 지도 학생으로 받아 주어야만 하기 때문에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내가 외국인 교수 밑에서 지도를 받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다행스럽게도 한 교수와 컨택하여 논문 지도를 받기로 하였으나 내가 쓰려는 졸업 논문 주제나 방법론과 지도교수의 전공이 100%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근거를 교수에게 피력해야 했다. 실제로 내가 쓰려는 논문 주제 중 중요 부분은 한국의 사례를 분석하는 것인데 지도교수는 한국에 대해 잘 모르는 상황이었다. 때문에 한국 사례와 선행 연구를 교수와 논의하는 시간이 좀 더 소요되었다.

이번에도 내가 직장에서 담당하는 업무와 관련이 깊은 분야를 임시 논문 주제로 선정하고 지도교수를 알아보았다. 만약 대학원 과정 중에 주제를 바꾸게 된다면 지도교수를 바꿔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될 터이다. 그러나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고, 박사 과정에서 지도교수를 정하는 것은 이를수록 좋기 때문에 첫 과제로 수행하게 되었다. 지도할 수 있는 학생 수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지도교수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빨리 메일로 문의를 했기 때문에 지도교수 수락까지 많은 시일이 걸리지는 않았다.


2. 해외대학 졸업 증명하기


나는 해외에서 석사를 졸업했기 때문에 국내 대학 졸업자와는 다른 절차가 한 가지 더 필요했다. 바로 대학 졸업증명서의 신뢰성을 더하는 아포스티유 발급이었다. 이는 대학이 속한 국가에서 증명성의 신빙성을 보장하는 절차로 이를 거쳐 해외에서 석사를 졸업했다는 사실을 내가 입증해야 하는 것이다. 대행업체를 통해 아포스티유를 받는 비용은 50만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비교적 고가였다. 스스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았는데 원칙적으로  한국에서 아포스티유를 받는 것은 매우 어렵고 각 단계를 메일로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도 많이 소요되어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하루 동안 정보를 수집한 끝에 시간 내에 아포스티유를 받아야만 박사과정 입학이 가능하기 때문에 비용을 들여 대행업체에 일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3. 기숙사 신청하기


직장과 학교를 병행하기 위해서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직장이든 학교든 둘 중 한 곳 근처에 살아야 양쪽을 병행할 시간적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어중간한 위치에 거주하는 지금은 직장에서도 30분 거리, 학교에서도 30분 거리이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다. 직장 근처에 살기에는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에 학교 근처에 사는 방법을 고민했다. 다행히 대학에는 기숙사가 있는데 비교적 저렴하다는 장점이 커서 기숙사에 지원하기로 했다. 신입생이 아니면 기숙사에 거주하는 것이 확률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첫 학기부터 기숙사에 지원하고 이사를 가는 것으로 결정했다. 기숙사는 학교 홈페이지에 나온 절차만 따르면 입사 신청을 할 수 있어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작가의 이전글 내 나이 37, 다시 학생이 되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