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국 대표님의 '사회파 정당' 창당 제안이 반갑습니다

by 김찬우

권영국 정의당 대표께서 노회찬재단 포럼에서 던진 ‘사회파 정치세력’ 구상은 기존 정의당의 틀을 넘어 새로운 정당 창당 가능성까지 열어둔 제안했습니다.


현재 한국 정치를 “부동산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세력과 주식으로 이익을 좇는 세력의 대결”로 규정하며, 국민의힘이 부동산 투자에, 이재명 정부가 주식시장 활성화에 각각 매달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두 진영 모두 ‘투자 정치’에 갇혀 있으며, 그 사이에서 노동권 강화, 돌봄 지원, 기후위기 대응, 소수자 인권 보장 같은 절박한 과제들이 방치되고 있다는 비판입니다.


권 대표님의 핵심 문제의식은 명료합니다. “서민들에게 투자하라고 하기 전에, 땀 흘려 일하는 노동으로 삶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 먼저”라는 것입니다. 특히 그는 이재명 정부가 젊은 세대의 투자 욕망을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자산 수익이 아닌 노동의 가치에 기반한 새로운 정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이 대목에서 ‘사회파’라는 이름이 의미를 갖습니다.


장석준 소장님의 프레시안 글을 빌리면, “사회파라 정리될 만한 일반적 의미를 뽑아낸다면, 그것은 가족·개인을 넘어선 연대를 통해 공통 정체성, 집단적 역량, 공동의 지위와 기능을 다지고, 이에 바탕을 둔 사회세력 간 쟁투·교섭·합의를 통해 권익을 확보하는 존재 방식, 생활양식이라 할 수”있습니다. 덧붙여 “부동산시장이든 주식시장이든 어떤 시장에 뛰어드는 게 아니라, 오히려 시장 안팎에 걸쳐 노동조합·협동조합 같은 결사체를 만들어 생존력·발언력·교섭력을 획득하는 것이고, 이 힘을 바탕으로 타협에 도달하고 제도를 만들며 사회 곳곳의 흐름을 관리함으로써 공동의 성취를 이루거나 유지하는 것”입니다.


물론 쉽지 않은 길이다. 헤쳐 나가야 할 숙제들이 있겠지요. 그럼에도 방향성은 분명하다. 부동산과 주식으로 대변되는 ‘투자 정치’를 넘어, 노동을 중심에 둔 새로운 정치를 세우겠다는 것이다. 권 대표의 구상은 기후위기, 성평등, 차별 해소를 포괄하는 종합적 비전과 결합되어 있으며, 이를 실행할 전략적 과제도 제시되었습니다.


첫째 과제는 ‘무권리 노동자’의 조직화입니다. 특수고용, 플랫폼, 프리랜서 등 근로기준법 바깥에 놓인 노동자가 이미 비정규직 규모를 넘어섰다는 현실 인식에서 출발합니다. 3.3% 사업소득세를 내는 형식으로 사실상 사용자 책임이 회피되는 구조를 바로잡고, 모든 노동자에게 노동조합 결성권과 근로기준법 적용을 차별 없이 보장하자는 구상입니다. 이는 노동시장의 가장 취약한 고리를 고치지 않고서는 불평등과 저임금 구조를 바꿀 수 없다는 판단에 선명하게 호응합니다.


권 대표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도 문제를 제기합니다. AI·반도체 산업은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데, 호남권 재생에너지를 수도권으로 끌어오는 ‘에너지 고속도로’ 건설은 또 다른 환경파괴와 지역 불평등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그는 “재생에너지가 가장 많이 나는 지역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만들자”는 대안을 제시합니다.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송전망 갈등을 줄이며, 기후위기 대응과 산업전략을 조화시키자는 ‘정의로운 반도체 클러스터’ 구상입니다.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분산형 에너지 체계와 지역균형 발전을 결합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요컨대 ‘사회파 정당’은 투자 수익을 둘러싼 경쟁이 아니라, 사회적 연대를 통해 공동의 역량을 키우고 제도를 바꾸는 정치입니다. 무권리 노동자의 권리화, 정의로운 전환, 그리고 포괄적 인권 보장을 축으로 삼아, 한국 사회의 불평등과 양극화를 구조적으로 완화하려는 시도입니다. 진보진영의 통합과 대중적 기반 확장은 숙제이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시장으로의 돌진’이 아니라 ‘사회로의 귀환’이다. 노동과 돌봄, 기후와 평등을 함께 책임지는 사회파 정당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정의당은 22년 총선과 25년 대선을 플랫폼 정당을 통해 선거를 치뤘습니다. 권영국 대표는 지난해 11월 지역 활동가 대회에서 ‘독자적 진보정치와 사회운동의 새로운 정치세력화라는 정치 방향을 밝힌바 있습니다. 대선을 마친 2025년 8월에는 사회파 정당 창당 제안으로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매우 반가운 제안이고, 사회파 정치세력화에 함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