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비아 카사리아 - 3. 팝콘과 안전요원

by 땀에젖은개발바닥

제목에 적힌 팝콘(튀기기)과 안전요원은 4주간 제가 주로 도맡아 수행한 업무입니다. 가장 주된 일이었기에 적응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고 흥미를 느꼈습니다. 그 과정과 경험을 공유합니다.


팝콘 튀기기 : 아침 식사 후 빨간 앞치마를 매고, 목장갑을 끼고 식당으로 출근합니다. 아이들이 등교하는 평일 간, 점심시간에 맞춰 약 280인분의 팝콘을 튀겨야 하기 때문입니다.

식당에 도착하면 먼저 출근하신 현지 직원 두 분께서 저를 반겨주십니다. Good Morning 하고 아침 인사를 주고받으며 팝콘 봉지를 펼칩니다. 다음으로 기계 앞에 서서 재료(콘, 전용 오일, 캐러멜 시즈닝, 소금)를 적당한 비율로 맞추어 넣습니다. 약 5분 정도 기다리면 노란 코팅을 입은 옥수수가 터져 나옵니다. 따끈한 팝콘을 봉투의 반 정도 담아 옆으로 드리면 현지 직원분께서 김이 솔솔 나는, 갓 나온 쌀과자를 넣고 봉지를 접어 닫습니다.

기계 너머 탁 트인 창으로 너머 새파란 하늘과 성당의 전경을 바라보았습니다. 함께한 직원분들과 종종 서로에 대해 소소한 정보를 주고받고, 팝콘을 간식 삼아 주워 먹다 보면 세 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3~4주 차엔 일에 꽤 적응을 하여 역할 교대도 하며 전반적인 일을 수행했습니다.

열 두시가 되어갈 무렵 식당 건너편에서 1학년 아이들이 줄지어 걸어옵니다. 아이들이 급식을 받고 자리에 앉기 전, 한 테이블에 미리 팝콘 봉지 여섯 개를 놓아둡니다. 세 번의 텀을 두며 모든 팝콘을 배부하고 나면 비로소 봉사자들의 점심시간이 다가옵니다. 봉사자들의 점심은 주로 쌀밥과 아이들이 먹는 것과 동일한 반찬+한식 반찬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아직도 깨끗한 기름에 튀긴 부림(생선)과 감자 스틱의 고소한 맛을 생각하면 군침이 돕니다.

트램펄린과 수영장 안전요원 : 제가 머물던 숙소 건너편에 향후 신학교로 사용될 건물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 그 건물은 임시 초등학교로 사용되고 있었으며 맞은편에 아이들을 위한 수영장과 트램펄린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이 공간이 오픈되었으며, 저는 점심시간 이후 2시부터 4시까지 안전 요원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수영장과, 풀과 이어진 에어바운스 미끄럼틀에서 아이들이 안전하게 노는지 관찰하고, 야외 트램펄린을 질서 있게 탈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아이들은 유독 사진 찍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제가 사진을 찍어 스크린을 보여주면 자신들의 모습을 신기한 듯 쳐다보며 즐거워했습니다. 너도나도 "photo!"를 외치며 눈을 반짝이면 저는 이를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아이들은 단독 사진을 찍을 때면 프로 모델 못지않게 당당한 포즈를 취하기도 합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초운~”, “쵸인!”하며 누군가 제 이름을 부릅니다. 목소리가 들리는 곳을 향해 고개를 돌리면 아이들이 방긋 웃으며 수줍게 손을 흔듭니다. 또한 발음을 정확히 뱉으려 재차 확인하며 마주하는 순간마다 제 이름을 불러주었습니다. 저도 더욱 애써 아이들을 기억하려 이름을 되물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처음에는 비슷하게만 느껴졌던 아이들의 개성이 보였습니다. 말없이 옆에 앉아있던 친구, 신기한 눈으로 제 머리카락을 살며시 만져보거나, 제게 달려와 안기고, 손을 꼭 쥐고 있던 찰나의 순간도 모두 기억에 남습니다.

안전 요원을 한 덕분에 아이들과 가깝게 밀도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주된 업무 외에도 선물포장, 시마소분, 급식 배식, 농장일, 풍선 불기, 나무 심기, 메리골드 찻잎 만들기, 부시 옮기기 등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일을 경험했습니다. 봉사가 마무리될 무렵엔 ‘한국에 돌아가면 무슨 일이라도 다 해낼 수 있겠다’하는 자신감까지 생겼습니다. 이번 글에 이어 다음 편에도 활동에 대한 내용으로 찾아오겠습니다. 위 짤막하게 단어로 적은 것들이 스포일러입니다 하하. 그럼 다음 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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