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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초희 Jan 22. 2020

푸시 CTR을 10% 올리는 4가지 성공방정식

푸시 만렙이 알려준다 껄껄 (허세입니다)

"클레어, 우리에게 필요한 건 유입이에요. 앱 푸시 운영 업무를 줄 테니 마음껏 실험해보고 서비스 유입을 max로 만들어주세요."


나는 프로모션 마케터지만 프로모션 마케팅만 하진 않는다. 우리 서비스의 유입을 책임지고 있는 마케팅팀 팀원으로서 목표에 부합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한다. 난 작년 9월부터 지금까지 서브 업무로 앱 푸시를 직접 운영하고 있는데, 일주일에 적으면 5번, 많으면 7번까지 푸시를 세팅하고 A/B테스트까지 진행하고 있으니 4개월 동안 내가 쓴 푸시 메시지만 대략 200개쯤 되겠다.


팀장님의 디렉션대로 마음껏 하고 싶은 실험을 설계하고, 메시지를 뽑고, 데이터를 분석해가며 나름대로 성공방정식을 만들어냈다. 그 결과 평균 1~2%에 머무르던 CTR을 최고 14%까지 개선시켰고, 브레이즈 툴을 활용한 푸시 세팅 노하우와 인사이트를 각 팀에 전파(?)하면서 전체적인 푸시 효율을 상승시켰다. 그러면서 이런 별명도 얻었다 하핳.

줄여서 푸낳딸! 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우리 팀엔 CRM마케터가 오셨고 데일리로 푸시를 세팅해주실 팀원도 새로 오시니, 난 이 업무를 이관하고 새해에는 내 메인 업무인 프로모션 영역에서 큰 캠페인을 진행하고자 한다. (나름대로 애정을 갖고 해온 업무라 누구에게 넘긴다는 게 아쉽기도 하지만 하핳) 새로운 팀원이 오면 그간 쌓아온 노하우를 전달하기 위해 정리할 겸, 서비스의 푸시 운영을 맡고 계신 분들을 위해 푸시 성공방정식 4가지를 공유해보고자 한다.






푸시는 타겟, 소재, 메시지의 조합

하루에 받는 푸시만 해도 수십 개고, 그마저도 같은 앱에서 온 푸시는 한 묶음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2~3줄 밖에 안 되는 짤막한 문구로 유저의 눈길을 사로잡기란 쉽지 않다. 그야말로 푸시의 전쟁이다. 우리가 이 전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기억해야 할 3가지. 바로 타겟, 소재, 메시지다.

타겟 : 어떤 특성을 가진 사람에게 푸시를 보낼까?
소재 : 그 사람이 좋아할 만한 아이템은 뭘까?
메시지 : 어떤 워딩을 사용해야 주목도가 높을까?

구매 니즈가 전혀 없는 사람에게 쿠폰을 줘봤자 반응하지 않으며, 티비랑 냉장고를 사고 싶은 신혼부부에게 가성비 만렙 만 원짜리 협탁을 추천해줘봤자 소용이 없다. 6개월 동안 우리 앱에 안 들어온 유저에게 꾸준히 늘 하던 대로 푸시를 보내봤자 그들은 여전히 반응하지 않을 것이며, 어쩌면 귀찮아서 앱을 삭제해버릴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 서비스에서 매력적인 컨텐츠를 찾고(소재) 이걸 보여주면 가장 좋아할법한 유저를 찾고(타겟)  유저들에게 주목도 있는 문구(메시지) 기획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푸시를  쓰는 4가지 방법

1. 나를 위한 푸시처럼 보여주기

사람들은 '내 이야기'를 해주면 참 좋아한다. 모두에게 나가는 공지 같은 푸시보다 너만을 위한 푸시임을 적극적으로 어필하자. 생각해보면 우리도 너는 이런 사람이야~라고 말해주는 성격 유형 검사를 좋아하고, 새해마다 타로카드나 사주로 내 상태를 점검해보는 검사(?)에 환장하지 않는가? 나는 이 포인트를 푸시에 녹여봤다.


오늘의집엔 인테리어 사진/집들이 컨텐츠가 정말 많다. 유저가 직접 사진을 찍고 본인의 공간을 소개하는 컨텐츠인데 양질의 컨텐츠다보니 푸시 소재로 적극 활용한다. 오늘 컨텐츠팀에서 진짜 예쁜 원룸 집들이를 발행했다. 요걸 푸시 소재로 골랐다. 누가 이 집들이를 좋아할까를 생각해보면  최근 N일간 원룸 집들이를 N회 이상 조회한 유저일 것 같다. 메시지는 B와 같이 작성했다. 기존에 mass 타겟에게 나가던 A메시지보다 특정 타겟에게 발송된 B메시지가 CTR 무려 10% 이상 좋았다.


A : 00님, 이런 집 어때요? ▶ 햇빛이 쏟아지는 9평 원룸 인테리어
B : 분석 완료! 00님의 취향에 일치하는 집 발견! ▶ 햇빛이 쏟아지는 9평 원룸, 구경하세요!

일반적인 추천이 아니라, 너를 분석해서 맞춤 콘텐츠를 골랐다는 메시지를 넣었다. 분석 완료! 라는 4글자 워딩으로 주목도를 키우고 너의 취향에 일치한다는 메시지를 만들었다. 또 최근에 원룸 집들이를 N회 이상 보았다는 건 현재 원룸에 살고 있거나 원룸에 대한 로망이 있는 유저란 뜻이므로 30평대 아파트, 40평대 주택 집들이 보단 당연히 원룸 집들이에 반응할 수밖에 없다.

인간 ai 성공!


기획전을 추천할 때도 마찬가지다. 커머스팀에서 가을 시즌을 맞아 가을 이불 기획전을 열었다. 마침 날씨도 쌀쌀해지고 하니 이 기획전을 소재로 고른다. 이 기획전을 가장 반길 타겟은 이 기획전 내 상품을 눈여겨 보고 있었을 사람일 것이다. 그래서 이 기획전 상품을 스크랩해두었거나 장바구니에 담을 유저를 추출해서 B메시지를 보냈다.


기존에는 최근 N일 접속자에게 기획전 주제, 상품 품목을 언급하는 A메시지를 보냈다면, 기획전 상품에 관여도가 있는 타겟에게 그들의 행태를 짚어주고 그에 맞는 기획전을 추천해준다는B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결과는 CTR이 5% 가량 상승했다.

A : 포근한 가을 패브릭 기획전! #러그 #베개 #이불 #슬리퍼 등 150개 상품 특가 중
B : 최근에 가을 러그 찾아보셨네요? 지금 마침 가을 패브릭이 ~00% 할인 중이에요!



2. 매력적인 숫자를 찍어주기

숫자의 힘은 강하다. 보통 시간과 돈을 숫자로 찍어주면 좋다. 얼른 사세요!라고 말하기보단 3시간 남았어요!라고 하면 사람은 더 급박해진다. 엄청 싸요!라고 말하기보단 최대 00% 할인이라고 말해주면 할인 폭을 더 실감한다.

A : 망설이면 품절! 주말특가가 왔어요 #브랜드명 #브랜드명 #브랜드명
B : 오늘 밤 종료! 6시간 뒤면 ~00% 주말특가가 종료됩니다!


인테리어 컨텐츠를 푸시 소재로 썼을 때도 숫자를 활용해봤다. 인테리어 컨텐츠를 보여주면 "그래서 얼마가 들었는데?"라는 질문이 많다. A메시지는 예산 100만 원으로 집을 꾸몄을 때 얼만큼의 퀄리티가 나오는지를 클릭포인트로 잡았고, B메시지는 예산을 가려서 20평 집을 꾸밀 때 필요한 예산이 궁금하도록 했다. 2가지 타입 다 CTR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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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시즌성을 살려주기

시즌마다 잘 먹히는 소재가 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커머스팀에서 크리스마스 기획전을 만들진 않았는지, 컨텐츠팀에서 크리스마스 관련 인테리어 컨텐츠를 만들진 않았는지 물어본다. 시기적절한 소재가 있다면 푸시 소재로 바로 활용한다.


나 같은 경우엔 인테리어 집들이 컨텐츠를 소재로 쓴다고 해도 새해 첫날엔 2020년 새해 트렌드와 접목해서 푸시로 보냈다. 그냥 예쁜집이라고 소개해주는 것보다 새해 트렌드이 맞는 집이에요! 라고 보내주면 훨씬 주목도가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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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재밌는 포맷을 만들기

밥 먹다가 우리 팀원들 핸드폰이 위이이이잉하고 동시에 울렸다. 재난 문자다. 한창 한파가 극에 달하니 조심하라는 내용이다. "긴급재난문자는 뭔가 읽게 되는 것 같아." "오, 내일 푸시 이 형태로 보내보는 건 어때?" 그래서 그다음 날 푸시는 이렇게 발송되었다. 주목도 높은 긴급재난문자 형태를 살짝 비틀었더니 CTR이 오르는 마법 후후. 쏠쏠하게 맛봤다.

⚠️긴급문자⚠️겨울템 전국 특가조치 시행 (광고) 급격한 한파로 인해 최대 78% 비상 할인이 조기 시작됨을 알려드립니다. 겨울이불, 난방 텐트, 난로 구매 등 즉각 대처 바랍니다.


한창 유튜브에 자신이 운명을 선택해서 황후가 된다는 게임 광고...(개인적으로 이 광고를 별로 좋아하진 않는다)가 많이 뜨길래, 선택하게끔 하는 포맷을 잡아봤다. 사실 푸시에 CTA버튼이 두 개 일순 없지만 이거 할래? 저거 할래?라고 선택지를 클릭할 수밖에 없게 긍정적인 답까지 제시해주는 거다.

- 15평 빈티지 인테리어 구경하기 vs 그냥 지나치기 / 00님 : 지금 당장 구경할래요!
- 300만 원으로 인생집 살기 vs 그냥 살기 / 당신의 선택은? :인생집에 살아볼래요!


Tip. 이모지도 적극 활용해보자. 푸시 알림 리스트에서 이미지 영역이 워낙 작아 이미지의 효과는 별로 없다. 그래서 2~3줄짜리 텍스트 영역으로 이목을 끌어야 하는데, 알록달록한 이모지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모지 고르는 맛도 쏠쏠. 적절하게 사용하면 귀엽다.



정리 : 우리 서비스에서 진행 중인 매력적인 소재를 찾는다 >  소재에 가장 반응해줄만한 타겟을 찾는다 > 위의 팁을 따라 주목도 높은 메시지를 만든다


푸시 업무는 재밌다. 짧은 시간 내에 즉각적인 유저 반응도 숫자로 딱딱 볼 수 있다는 점이 제일 짜릿하다. 푸시 운영 업무는 레퍼런스 찾기도 정말 쉽다. 나는 푸시 업무를 맡게 되면서 모든 앱을 깔아서 죄다 푸시 알림을 키는 일부터 했다. 매일 쏟아지는 푸시를 보면서 어떤 푸시가 내 시선을 사로잡는지 살펴보고 좋은 레퍼런스는 꼭 비틀어서 사용해봤다. 이 글과 함께 각종 앱 푸시는 몽땅 다 켜두기를 권장한다. 많이 보는 만큼 당신의 푸시 CTR도 확확 올라갈 테니!



덧붙이는 글. 당연한 얘기인 것 같지만 생각보다 푸시를 정교하게 보내는 서비스는 많지 않다. 방법을 모르거나, 혹은 담당자의 욕심 때문이다. 가령 이번에 새해 기념으로 역대급 기획전을 만들었다. 최저가로 맞추려고 파트너사와 가격 협상도 진행하고, 기획전 타이틀도 잘 뽑았고, 디자이너를 며칠간 붙들고 휘황찬란한 페이지도 만들어냈다. 이 페이지를 정말 유저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보여줘야지. 그래, 그럼 최근 N개월 동안 들어온 유저에게 이 기획전을 보여주자. 전체 발송!


그러면 뭐 실패하는 거다. 사실 4년 전의 내 얘기다. 타겟의 이해가 전혀 없이 조회수가 필요해서, 혹은 이건 누구나 좋아할 만한 소재야라는 착각 때문에 이런 공급자적 푸시를 보냈던 것 같다. 기억하자. 담당자의 욕심을 버리자. 누구나 좋아할 푸시란 없다. 누구도 안 좋아할 푸시만 있을 뿐이다. (반성으로 마무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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