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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씨네필 Kimcine feel Sep 24. 2018

#런치박스

'밥'보다 '맘'이 중한디

영화 <런치박스>는 2014년도 개봉작인 #리테쉬바르타 감독의 연출작입니다.


아래 영상은, 제가 패널로 진행하는 전주교통방송TBN 라디오 진행음원추출입니다^^

음성과 아랫글이 조금 다를 수 있으니, 참고해서 재미있게 감상하세요

(재미요소 : 전화로 하다보니, 어디서 끊어야 할 지 몰라서 자꾸 끊기게 되는 흐름...

대본대로 가야 하는 강박감과 중간중간 자꾸 나오는 '어' 라는 반말.....)


인도영화? 뮤지컬?

보통의 인도영화는 뮤지컬요소가 많죠. 그런데 이 영화는 형식적요소보다 내러티브를 우선으로 두었습니다. 

한국인의 정서로 볼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얘기겠죠. 

춤, 노래, 퍼포먼스.

사실, 우리 한국사람에게 굉장히 부족한 요소죠.

옛 어른들의 말을 빌어서 혹은 고서에 의하면, '노동요'라는게 물론 있었지만요. 노동요를 들을수도 없는 듯한 적막한 한국사회가 어쩐지 씁쓸하게 다가오네요.


어쨌든, 이 영화 인도영화치고 꽤나 잔잔합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매일 아침 인도 뭄바이에서는 5천여 명의 도시락 배달원이 부인들이 만든 점심 도시락을 남편의 사무실에 배달하는데요. 평범한 주부인 ‘일라’역시 남편을 위해 맛있는 도시락을 준비합니다. 



런치박스 = 밥 = 마음 , 결국 밥심인가?

 점심 도시락이 인물들의 이야기 중점이 될 것 같은 분위기로 영화 초반은 이어집니다. 우물에 수레를 올리고 내리듯 윗집 아랫집 주부들이 서로의 요리 재료를 나누기도 하고 고민도 나누죠. 어째, 여성들의 모습이 안타깝게 그려지는 듯한 건. 꽉 만힌 주방에서 오로지 소통하는 거라곤 빛이 들고, 주방의 요리 냄새가 빠져나가는 듯한 용도로 만들어진 환풍구를 통해, '주부들끼리만' 온니 그녀들의 수다가 이어지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녀. 일라의 점심 도시락이 어느 날 다른 사람에게 배달됩니다. 바로, 퇴임을 얼마 남겨두지 않는 사잔에게 인데요. 몇 해 전 부인과 사별한 그는 매일 사먹던 도시락이 아닌 따뜻한 집밥이 정말 오랜만으로 느껴집니다. 아무래도 사먹는 도시락과 정성으로 지은 밥은 다르기 마련이죠.

그렇게 잘못 배달된 도시락이었지만, 일라는 소원했던 남편과의 관계에서 뿌듯함을 얻게 됩니다. 

남편이 자신의 도시락을 깨끗이 먹어준걸로 오해하게 된거죠.



오해속의 이해

그럼 그렇게 계속 도시락이 잘 못 배달 될까요?

물론, 도시락이 다른 사람에게 배달되기는 하지만, '잘못'이라는 표현이빠지는게 맞는 것 같아요. 

일라는 자신의 도시락을 대신 먹게 된 사잔에게 자신의 고민을 적은 편지를 도시락에 전하면서

서로(남편과의 대화부재)가 서로(대화를 나눌 가족부재)에게 위로가 되죠.

결핍이 있는 누군가가 또 하나의 결핍을 가진 사람과의 대화죠.

어쩌면, 나와 같은 외로움을 가진 또 하나의 대상에게 말걸기 일테죠.



런치박스, 레터박스

도시락을 통한 편지배달이라, 어떤 내용들이 오갈까요?

처음엔 잘못배달된 도시락인줄 몰랐지만 나중에서는 일라의 반찬의 간이 좋았다 나빴다를 편지로 적죠.

사잔은 회사 회계부장인데.

사실, 까달스럽기도 해 항상 혼자 밥먹는 일이 대수롭지 않은 또 한명의 외로운 사람이었거든요.  


그렇다면 남편의 도시락은

엇갈리지만 사잔에게 배달되어야 할 도시락집 밥이 배달되었던거죠. 남편은 외도로 인해, 부인의 도시락이 바뀌는 줄도 모르게 그저 맛있게 먹었기 떄문에, 더욱이 외롭게 느껴지는 일라의 감정이 보여지게 됩니다.


일라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섭섭할 일이죠.

일반 도시락과 자신이 정성으로 지어주던 밥의 차이를 몰라주니.

한편 일라는 아빠의 병세로 인해 약값을 보태고자 하지만, 차마 남편에게 그런 말을 꺼내기도 어렵습니다. 

소원한 관계에 더욱 좋지 못할 것 같아서였죠.



말 없는 가족은 결국, 

(말) 없는 가족

가장 가까이 챙겨주고 도와야 할 사람이 가족임에도, 

오히려 일라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쪽은 도시락을 받는 사잔입니다.

그리고, 사잔은 언제부턴지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했지만 

잠시나마 일라의 따뜻한 밥과 자신에게 고민을 터 놓는 일라를 통해서 

조금은 따뜻함과 너그러움을 다시금 갖기 시작합니다.


어떻게 보면, 그 효과가 따뜻한 집밥 덕분일수도 있겠죠.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 보면, 

사잔이 일라에게 보낸 답장의 한 마디를 통해 다른 힘을 느끼게 되죠.


 ‘말할 상대가 없으면 다 잊어버리나봐요.’라는 말이었는데요. 

누구에게든 자신을 믿어주는 

단 한 사람만 있다면 

아주 큰 용기를 가질 수 있단 거죠.


따뜻한 집밥은 물론 나를 믿어주고 이야기해주는 그런 상대가 필요하다는 

이 영화의 짧은 감상평을 남기고,  다음주에 뵙겠습니다.


#영화치료 #인도영화 #시네마테라피 #라디오 #런치박스 #가족영화 #심리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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