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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씨네필 Kimcine feel Nov 08. 2021

흐드러질 용기

낙엽장관

가끔 들어가보는 지역 커뮤니티에서 사람들은 이런 질문을 많이도 보고, 댓글도 달았다.

"7시쯤 출발하면 송광사 밀리지 않을까요?"

"그저께 단풍보러 다녀오신 어떤분 블로그예요. 참고하시면 좋을것 같아요."

"저 지난주 갔다가 허탕쳤어요. 여유롭게 가시려면 좀 더 일찍 가세요."

"아직 절정이 아니라 다음주 쯤 가면 좋을듯요."

그래, 사람들은 단풍을 좋아함이 틀림없다.



나는 사람들이 단풍을 좋아하는 이유를 알고 싶다.

왜냐면, 내가 자연 관광같은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요즘들어 단풍과 같은 자연의 변화가 좋다. 보고 싶다. 그랬더니 사람들이 자꾸 내가 나이가 들어서라는데, 나이가 든다고 해서 단풍이 좋아진다는 논리가 정말 맞을까 싶다. 어쩜 나이듦을 부정하고 싶은건지도 모르겠다.


단풍이 좋은 이유

일단 색이 곱다. 자연의 섭리와 순리가 신기하고.

그리고 떨어진 낙엽의 바스라짐도 좋다.

나무에 달린 단풍, 땅에 떨어진 낙엽.

그 무엇이 되더라도 좋다.



사람들은 가지에 달린 단풍만을 보러 산을 찾지는 않는다. 나처바닥에 떨어져 바스라지는 낙엽이 좋아 찾는 사람도 있을거다.



가지에 한껏 기세등등하게 피어오른 단풍잎

우리는 그것이 떨어지면 '낙엽'이라 부른다.

자연의 실패 혹은 소진된 쓰레기 같은걸로 치부치 않는다. 헌데 우린 떨어지고 흐드러지는 것에 두려워하고 무서워한다.

어떤 기능이 다한다고 한들 버려지는  아니라, 낙엽이라고 하는 새로운 기능이 되고, 우리는 그것을 가을의 절정이라 부르며 사랑하고 보고파한다.




흐드러지는 

떨어 흩어지는 것

바스라지는 것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단풍,

그리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낙엽.

우리는 그 순리를 보기 위해서

매년 단풍놀이를 가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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