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land
Iceland..
왠지, 북극곰을 닮은 것 같은 스튜디오스님의 거친듯한 따뜻한 서비스를 받고 몇 분 후면 아이슬란드 땅을 밟는다.
확실히 런던 보다는 찬 공기가 코로 들어온다. 하늘을 뒤덮는 별들과 오로라의 향연이 날 반길 줄 알았지만 하늘은 평범하다. '어서 와 아이슬란드는 네가 알던 것과 다르지.'라고 비웃는다.
Reykjavic 아이슬란드의 수도 현지인들의 레이캬비크이라는 발음을 듣기 전까지 난 레이크쟈빅 이라고 발음했고, 신기하게 모두들 알아들었다.
몇 안 되는 런던발 비행기에서 케리어의 부드러운 바퀴처럼 스르륵 흘러 내려온 승객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immigration 옆에 붙어 있는 면세점으로 들어가 카트를 하나씩 잡고 술을 집어담기 시작한다.
땡그랑 떙그랑.
비닐백안에 술병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모두들 시티로 가는 버스로 향한다.
런던의 구치소 같던 3층 침대 12인실 게스트룸의 알리와 작별인사를 하면서 나눈 이야기다.
"Iceland? why? there's nothing to do"
"um.. Northern Light, that's all i want."
알리는,
어쨌든 몸조심해 라고 말하고 등을 보이며 돌아누웠다.
비싼 물가의 런던에서 살아남기 위해, 방을 구하려고 잠깐 호스텔의 2층 침대에 자리하게 된 알리는 오로라 따위 관심 없나 보다.
그냥..
인생의 옵션,
그 정도 인 거지, 없어도 살아지지만
있으면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것 들.
자동차의 파워핸들,
없어도 운행은 되지만 있으면 팔이 안 아프다.
아이슬란드의 오로라,
Option 인가 Must 인가, 고민을 많이 했지만
난 이렇게 아이슬란드의 한 도시, 그 안의 호스텔 4인용 방을 혼자 독차지하고 있다.
4월,
확실히 비수인가 보다, 화장실과 샤워실이 딸려 있는 이 큰 4인용 방을 혼자 쓰고, 키친의 냉장고도 텅텅 비어 있다. 일반적으로 오로라가 쉽게 목격되는 기간은 10 ~ 3월로 알려져 있고, 그 기간 중이라도 확실한 오로라의 목격을 위해 적어도 10일 에서 2주 정도의 여행기간을 아이슬란드 관광청에서 권유하고 있다.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나는 3월을 하루 넘긴 4월 1일 거짓말처럼 도착하게 되었고, 다행히 많은 여행사들이 노던 라이트 헌팅 투어를 4월 15일, 4월 중순까지는 이어 가고 있다.
아이슬란드의 두 번째 날.
날이 밝았고,
정말 날만 밝았고, 해는 보이지 않는다. 그냥 새벽의 미명만이 차가운 도시를 더 차갑게 보이게 한다. 호스텔 로비의 한쪽 벽에는 수많은 여행 상품들의 판플렛들이 빼곡히 꽂아있다. 보이는 데로 집어와 하나하나 읽어보니, 로던라이트헌팅 투어의 평균 가격은 5~6만 원, 며칠 동안 몇 번이나 참가해야 하나? 여행자금이 넉넉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민이 된다.
결론은 무조건 해야 한다.
내가 머무는 10일 동안 무조건 봐야 한다. 바로 부킹을 하기로 하고, 적당한 여행사 팸플릿을 쥐고 인셉션으로 나가 본다.
"can i join a tour for northern light tonight?"
투어는 기상과 오로라의 활동성에 달렸으며, 오후 5~6시쯤 투어 오픈의 여부에 따라 여행사에서 각 호텔로 메일을 보내준단다. 내가 머무는 10일 동안 한 번의 투어도 열리지 않으면, 시도도 못해보고 끝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5시에 보자는 인사를 힘없게 뱉고, 방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투어에 참여를 한다면 그날 보지 못했더라도 다음 행사에 무료로 참가할 수 있다. 아주 좋은 시스템이다.
그렇다면 무조건 투어에 참가를 하는 것이 확률을 높이는 것이었다.
5시가 되었고, 투어는 없었다.
식당 창 밖으로 빗물이 떨어지면서 한 번 더 투어가 없음을 확인시켜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