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9년, 외교관 남편과 함께 프랑스에서의 생활을 시작한 줄리아 차일드는 언어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오로지 '먹는' 행위에 행복을 얻는 자신을 발견하고 명문 요리학교 ‘르 꼬르동 블루’를 다니며 요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2002년, 뉴욕 퀸즈. 줄리 파웰에게 직장에서의 전화 상담 업무, 학창 시절과 달리 자신을 제외한 친구들의 성공, 잔소리하는 엄마 등 자신을 지치게 하는 환경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유일한 행복은 요리다. 남편의 응원으로 전설의 셰프 ‘줄리아 차일드’의 요리책을 보며 365일 동안 총 524개의 레시피에 도전하며 블로그를 시작한다.
1949년부터 50년대의 줄리아 차일드와 그녀의 영향을 받은 2000년대의 줄리 파웰의 이야기를 안정된 편집으로 교차해서 보여주는데 레시피마다 스토리가 있고, 그리 좋지만도 않고 나쁘지만도 않은 우리네 삶을 이야기하니 위로가 된다.
영화 <줄리 & 줄리아> 스틸컷
요리 학교의 까다로운 시스템 때문에 졸업을 못하는 줄리아는 우연한 만남으로 그들과 요리를 가르치며, 요리책을 쓰기 시작하지만 출판의 어려움과 남편의 갑작스러운 파견 등의 시련을 겪는다.
블로그 프로젝트가 점차 인기 있어진 줄리는 그 일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정작 자신의 주변을 돌아보지는 못하고 직장에서의 갈등, 남편과의 갈등도 겪게 된다. 후반부에선 그녀가 동경하는 줄리아 차일드의 견해를 전해 듣고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줄리와 줄리아는 각자의 시간, 각자의 자리에서 결국 해낸다.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그녀들을 믿고 끝까지 응원하고 지원해 준 남편과 친구들이 있었다. 그 점을 감사하며, 자신 있게 표현하는 그녀들이 멋있었다.
영화 <줄리 & 줄리아> 스틸컷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연기력을 갖춘 두 여배우가 주연을 해서 보는 내내 기쁜 마음이 들었다. 에이미 아담스는 30대에 접어드는 불안을 가진 줄리라는 캐릭터를 사랑스럽게도 소화했다.
영화가 실화 바탕인데, 메릴 스트립이 입은 줄리아 차일드라는 옷은 특히 대단했다. 미국 드라마 '모던 패밀리'에서 카메론이 그랬지. 메릴 스트립은 배트맨도 소화할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