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살, 다시 예뻐질 수 있을까
30대 중반의 나이. 바쁘게 앞만 바라보고 달렸다.
그림작가가 되고 싶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부지런히 그림을 그렸다.
모작만 하다가 창작도 해보고
공모전에도 참여하고 아트페어에도 치러냈다.
3년간 화실을 다니며 단체 전시회도 참여했다.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하나씩 경험하고 있는데
어느 날 나 자신을 보던 콩깍지가 벗겨졌다.
난 기대만큼 빛나고 있지 않았다.
최소한 아주 작은 별만큼은 빛나고 있을 줄 알았는데
착각이었다. 스스로가 느끼기에 조도가 너무 낮아 꺼진 거 아닌가 싶을 정도?
너무 평범했다.
외모도, 학력도, 능력도, 재력도
그 모든 것이 평범했다.
어쩌면 이루고 싶었던 모습이 '현재의 나'인 줄 알고
꿈을 가진 나는 빛나고 주변 사람들보다 특별한 줄 알았다.
그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 순간 우울해졌다.
나이를 먹어 주름이 생긴 얼굴,
먹은 대로, 아니 먹지 않아도 나와있는 배,
하루종일 앉아서 일하느라 저녁에 되면 더 보기 싫게 부어있는 두꺼운 다리,
원래도 빈곤했지만 더 빈곤해진 머리숱까지.
경제분야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으니 재력은 평범함 기준에도 못 미치는 정도.
기술도 없어서 안정감 있는 직장을 늘 대비해야 하는 현실.
원하는 것을 다 하는 것도 아니고 늘 참고 사는 게 베이스인데 얼마나 더 졸라매며 살아야 원하는 걸 할 때는 걱정 없이 할 수 있을까.
내가 가진 현실은 이게 다였다.
난 빛나지 않았다. 예쁘지 않았다.
이런 재료를 가지고 어째서 그토록 자신감이 있었을까.
영화 <아이 필 프리티>가 떠올랐다.
스피닝 중에 떨어져 머리를 다치고 자신이 예뻐 보이는 르네가 곧 나 같았다.
나는 다시 예뻐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