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버스 편
965번 셔틀버스를 탄다. 965번 셔틀버스는 지우펀(九份)과 진과스(金瓜石)를 가는 셔틀버스다. 이 버스는 신베이(新北)에서 출발한다. 타이베이에서는 샤오난먼(小南門), 지에윈시먼짠(捷運西門站), 중화베이루짠(中華北路站), 지에윈베이먼쨘(捷運北門站)에서 탑승할 수 있다. 가능하면 하나라도 앞 정류장에서 타시기를 권한다. 뒤 정류장으로 갈수록 좌석이 만원이 돼서, 승객을 더 이상 태우지 않는다. 그렇다. 시내버스지만, 좌석이 다 차면, 더 이상 승객을 태우지 않는다. 지우펀으로 가는 길은 꼬불꼬불한 산길을 올라가기 때문에 기사 입장에서는 승객을 너무 많이 태우는 것이 위험하고, 승객 입장에서는 서서 가는 것이 위험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중화베이루짠(中華北路站)에서 기다렸는데, 첫 한대는 딱 2명만 태워 갔고, 다음 한대는 딱 1자리만 남았다고 했다. 3번째 버스가 왔을 때야 남은 자리가 좀 있었다. 다행히, 965번 셔틀버스는 생각보다 자주 왔다. 타이베이의 아주 많은 시내버스들의 배차 간격이 20분은 기본으로 넘는 것을 생각하면, 10분 안에 1대쯤 오는 느낌이었다.
내리는 지점은 지우펀라오지에(九份老街)다.
1062번 버스도 간다. 사대야시장에서 출발하자면, 진안공원 정류장에서 이 버스로 갈아타면 된다. 배차 간격이 굉장히 뜨문뜨문하다. 한 대를 놓쳤다간, 다음 차를 기다리다 지쳐 그만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진다. 그러니, 그냥 965번 셔틀을 선택하는 게 안전할지도.
사실, 오늘 우리는 1062번을 타러 지엔안(建案) 공원에 나갔다가, 구글지도상으로 온다던 차가 눈앞으로 지나가지도 않고, 이미 지나간 것으로 되어, 그다음 차를 기다려야 했는데, 거의 1시간이나 기다려야 해서,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965번 셔틀버스를 타러 갔다.
돌아오는 버스 편
버스가 도착하는 곳과 돌아오는 편을 타는 곳 위치가 다르다. 돌아오는 버스를 타는 곳은, 버스를 내린 곳에서 진행 방향으로 우회전해서 경사진 길을 더 올라간 곳에 있다.
지우펀은 늘 관광객으로 들끓기 때문에 돌아오는 버스 편을 탈 때는 줄을 서서 한 30분간 기다릴 각오를 해야 한다. 줄은 3가닥이 있다. 타이베이로 가는 줄은 버스정류장에서 시작해서 꼬리점이 지우펀 라오지에(old street)의 반대쪽으로 향한다. 지롱과 뤠이팡으로 가는 줄은 꼬리점이 지우펀 라오지에(old street)를 향해 있다. 또 하나의 줄은 단체관광객들이 조금 아래에 있는 대형버스 주차장까지 가는 버스를 타는 줄이다.
버스 정류장 바닥에 하얀 페인트로 적어놨다. 타이베이는 이 방향으로 줄을 서시고, 지롱과 뤠이펑은 이렇게 줄을 서라고. 하지만, 워낙 사람들이 많아, 바닥에 적힌 싸인을 볼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엉뚱한 데서 열심히 기다리는 시간 낭비를 하지 마시길.
돌아보는 경로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겠다. 우리가 지우펀으로 가는 이유는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본 그 홍등 경관을 보기 위한 것이 아니던가.
첫 번째 경로. 누구나 다 이렇게 가기 때문에 길을 모르면 그냥 사람들을 따라가면 된다. 그래도 알고서 걷고 싶다 하면, 길은 이렇다. 버스에서 내리면 저 앞에 세븐일레븐이 보이고, 세븐일레븐 왼쪽으로 사람들이 와글와글 왔다 갔다 하는 쭉 뻗은 좁은 길이 있는데, 거기가 지우펀라오지에(九份老街)다. 사람들을 따라 쭉 들어가며 먹어 보고, 구경해보고 하며 걸으면 된다.
지우펀 올드스트리트 상점의 사장들은 우리가 사지 않을 것이어도, 맛보라고 어찌나 기분 좋게 내어주는지 모른다. 미안해하지 말고 맛들 보시라.
길이 줄곧 일자로 뻗은 것은 아니고, 꺾이기도 하고 갈림길도 나온다. 갈림길이 나오기 전까지는 그냥 사람들의 행렬을 따라 움직이면 된다. 갈림길이 나오면 모든 방향으로 다 가보면 된다. 오른쪽은 위로 올라가는 계단형 길이다. 이 길의 끝에 지우펀에서 유명한 위위엔(芋圓, 타로볼)을 파는 가게가 있다.
아까 그 갈림길로 돌아와, 지금껏 진행하던 방향으로 가면, 저 멀리 바다 풍경을 볼 수 있는 길로 나갈 수 있다. 갈림길에서 왼쪽 아래로 내려가는 듯한 느낌을 길을 선택하면, 그 길이 바로 일본 애니메이션에 나온 유명한 그 길이다. 바로 아메이차관(阿妹茶館)이 만들어내는 경관이다.
그 계단길을 내려오면 작은 광장만 한 평탄한 공간이 나오는데, 한 모퉁이에 옛날에 극장이었던 건물이 있다. 옛날 지우펀이 금광으로 번영했을 당시, 주민들의 위락시설로 있던 영화관이다. 입장권을 내는 것도 아니니 한번 들어가 보시길. 여길 들어가 보라고 하는 것은 딱히 뭔가 볼 게 있어서가 아니라, 들어갔다 나올 때 그 각도에서 보이는, 방금 지나온 길은 또 다른 모습으로 예쁘기 때문이다.
꼭 봐야 했던 홍등 길을 봤으면, 쭉 한 방향으로 내려오면 어쨌든 처음 출발했던 곳으로 나오게 된다. 출발점에 화장실이 있으니, 타이베이로 돌아가기 전에 볼일을 보시도록.
또 하나의 방법은 아메이차관(阿妹茶館) 길을 먼저 보는 것이다. 그러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걸어 들어가는 그 길이 아니고 좀 더 왼쪽으로 보면 계단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는데, 그 길을 선택해서 쭉 걸어 들어가면 된다. 너무 한적해서 '어, 길을 잘못 들었나?' 하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안심하고 조금만 더 걸으면, 눈앞에 갑자기 홍등거리가 두둥하고 나타난다.
먹을거리
아깐이위위엔(阿柑姨芋圓)에서 파는 위위엔(芋圓)은 먹어볼 만하다. 뭘 시킬지 모르겠으면, 메뉴판 첫 칸에 크게 사진으로 찍어 내건 메뉴가 있는데 그걸 달라고 하면 된다. 다만 그건 밑에 얼음을 갈아 깔기 때문에, 차가운 것이 싫으면 따뜻한 것으로 달라고 한마디 더 덧붙여야 한다. 먹는 양이 적은 사람이라면 하나 시켜서 둘이 먹어도 된다. 사서 들고나가지 말고, 꼭 안에 들어가서 먹기를 추천한다. 이 가게가 입구는 작지만, 안에는 엄청난 좌석이 있다. 그리고 거기서 보이는 풍경이 제법이다. 만약 그 자리에 분위기 좋은 카페나 식당이 있었다면, 자리값이 엄청 비쌀 것이다.
예전에는 못 봤는데, 이번에 들렀더니 취두부(臭豆腐) 집이 두 군데 생겼다. 나는 마라선컹초또푸(麻辣深坑臭豆腐) 집에 들렀는데, 딱 봐도 이 집이 맛있게 생겼다. 선컹(深坑)은 대만에서 취두부를 전문적으로 파는 올드스트리가 있는 곳이다. 아마 거기서 왔다고 해서 가게 이름을 이렇게 짓지 않았을까? 초두부를 먹어보니까, 정말이지 선컹이 자부심으로 으쓱하는 그 맛이 났다. 내가 지금껏 먹은 튀긴 취두부 중 최고의 맛이었다.
취두부를 처음 먹는 것이라면, 안전하게 튀긴 초두부를 시키시길 권한다. 맵게 해 달라는 말 잊지 마시고. 매운 양념이 상당 맛있어서, 그 양념을 얹는 것과 없이 먹는 것에도 맛 차이가 크게 난다.
지우펀 올드스트리트 입구 가까이에 위환보짜이(魚丸伯仔)라른 식당이 있다. 위환탕(魚丸湯, 생선볼 국), 똥펀(冬粉, 당면), 또깐빠오(豆干包, 건조 두부에 속을 넣은 것) 등의 간단한 메뉴를 판다. 날씨가 춥다면, 면 한 그릇에 따끈한 국 한 그릇이면 배가 벌떡 일어날 것이다. 짜오파이(招牌)를 달라고 하면, 면과 국을 한 세트 준다.
주의
언제가도 지우펀라오지에(九份老街)에는 사람이 많은 것은 각오해야 한다. 인파에 밀려 다니는 것도 한번쯤은 재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