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수봉포(鹽水蜂炮)

by 김동해

타이난(台南) 염수(鹽水) 마을에서는 매년 정월 대보름(元宵節) 밤, 도시 전체가 거대한 불빛과 굉음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축제, 세계 3대 민속 축제 중 하나인 「염수봉포(鹽水蜂炮)」가 열린다.

이 행사의 기원은 19세기말 청나라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염수 지역에 전염병이 돌자, 주민들은 관성제군(關聖帝君)에게 재앙을 물리쳐 달라 기도했고,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관성제군이 “대보름 밤에 신의 가마를 모시고 골목을 돌며 폭죽을 터뜨리라”는 계시를 내렸다고 한다. 실제로 이후 역병이 사라졌고, 후손들은 매년 대보름 밤 신가마를 모시고 염수 거리를 돌며 봉포를 쏘는 풍습을 이어오게 되었다. 현지인들은 봉포 세례가 액운을 몰아내고 새해의 운을 불러온다고 믿는다.


축제날, 신가마(神轎)가 좁은 골목을 지나갈 때마다 집집마다 설치된 포대가 일제히 불을 뿜는다. 수천 발의 폭죽이 벌떼처럼 튀어 오르고 불꽃이 사방에서 몸을 스치는데, 보호 장비를 착용한 사람들은 터지는 폭죽 사이를 누비며 스릴을 만끽하고, 불꽃과 소리, 사람들의 열기가 하나가 되는 경험을 한다. 현장을 직접 체험한 사람들은 “살아 있는 불의 폭풍 속을 걷는 기분”이라고 말한다. 이 축제에 참가하려면 두꺼운 면 외투와 바지, 장갑, 마스크, 스카프, 운동화, 풀페이스 안전모 등 특수 보호 장비 착용이 필수이다. 수천 발의 폭죽이 사방으로 튀는 현장은 부상과 사고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염수봉포」는 단순히 폭죽놀이가 아닌, 질병을 몰아내고 공동체의 안녕을 기원하는 역사적 기억을 품은 종교적·문화적 축제로서, 매년 수많은 이들이 찾는 대만을 대표하는 장관이자 체험의 현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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