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Bookovie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ogan Mar 25. 2019

당신의 우상은 무엇입니까?

영화 <우상>


 범상치 않았다.라고 먼저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

 포스터부터 제목, 그리고 배우진들까지 뭔가 하나 일을 내겠다 싶은 영화였습니다. 


<악질경찰>를 보고 나서 바로 이어서 보게 됐는데 생각보다는 쉽지 않고, 또 한편으로는 아쉬운 점들도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영화는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을까요? (스포일러에 주의하세요.)



영화에는 세 인물이 등장합니다. 또한 세 분야로 나누어져 마치 삼파전처럼 흘러가죠. 누가 누구의 편인지, 편가르기조차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서로가 서로 간의 이해관계 속에서 마치 어울리지 못하는 재료를 넣고 비벼지는 비빔밥과 같은 모양으로 전개되어갑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세명 다 바라보고 있는 확실한 무언가가 있다는 겁니다. 그것이 아마 이 영화의 제목이 우상인 이유겠지요.


인간의 본질에 집중한 것 같았습니다.

우리의 마음속에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욕망 같은 것들 말입니다. 


인간은 외향만 비슷하지 사실은 속이 다 다르죠? 그런 것처럼 이들이 삶에서 바라보는 욕망은 모두 다 다르고 그것에 대한 욕심은 여과 없이 스크린을 통해서 투과됩니다. 누구의 편도 들어줄 수 없습니다. 유중식(설경구)이 불쌍하다고 그의 손을 들어주기도 어렵습니다. 처음에는 선해 보이던 구명회(한석규)도 나중에는 점점 그 본색을 드러냅니다. 대한민국에 버티고 서 있어야 했던 최련화(천우희) 역시도 속내에는 악으로 가득했습니다. 

이 우상들이 영화의 두 시간 반을 지배합니다. 



재미를 따지기에는 급이 안 맞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쉽기도 하고요. 사실 말씀드리면 약간 졸기도 했을 정도로 영화의 진행은 상당히 도돌이표가 많은 편입니다. 무엇을 굳이 장황히 설명해야 했는지 궁금할 정도로요. 인물들이 무너지는 모습들, 그리고 그들의 우상이 공격적으로 드러나는 순간들에 짜릿함, 마찬가지로 그것들을 숨기기에 급급한 모습을 마치 훔쳐보는 듯한 느낌은 좋았지만 그 외의 영화로서 집중적으로 몰입되기는 힘든 연출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영화 본연의 분위기가 무겁기도 했고 또 전개가 느린 부분도 한몫했겠죠? 



그래도 손뼉 쳐줄만한 것 같습니다. 

누구의 편도 들어줄 수 없을 만큼 서로의 우상이 강했던 그들의 모습이 제게도 참 아이러니하고 안타깝게 다가왔거든요. 캐릭터 성에 대한 이해와 집중은 그나마 잘 되었습니다. 


어떻게든 가족의 울타리를 지키고 싶었던 그저 그것 외에는 아무런 관심조차 없었던 유중식

세상의 모든 이목과 집중을, 그리고 권력을 원했던 구명회

중국에서는 살인으로부터 도망쳐 어떻게든 한국에서 살아야만 했던 불법체류자 최련화 


이 세 명의 이야기는 정말 긴박했고 어려웠으며 그 속에 배우들의 연기력 역시 빛을 발했습니다.

최련화가 이런 대사를 합니다. 


"칼로 긁은 상처는 치료가 되지마는, 입은 아이대오."


글만 봐도 마음에 확 와닿는데 이때의 최련화 표정을 함께 보면 (위 사진과 같은 표정입니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더 와닿게 되는 말입니다. 그렇죠, 입으로 주는 상처는 결코 치료가 되지 않습니다. 자신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에게는 한없이 약한 모습을 보였던 련화였지만 일이 틀어지는 순간 저런 표정도 지으며 무슨 일이든 서슴지 않은 캐릭터로 돌변하는데 여느 공포영화의 장면과 다를 바 없이 기괴하고 소름 돋았던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생각한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의 순간이 언제인지 아시나요?

바로 마지막 구명회의 연설 장면입니다. 깊이 있게는 말씀드릴 수 없겠지만 

그 연설 장면의 순간에 구명회의 우상 즉, 그의 삶을 지배하고 있는 욕망이 무엇인지 너무도 끔찍하고 소름 돋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엔딩은 마치 우리가 그 구명회가 된 양 그의 연설이 끝나고 나서 관객들이 손뼉 치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데 이 관객들의 박수를 받은 나의 모습을 조명하게 합니다. 마치 우리의 우상이 무엇인지, 그것이 이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치고 있는지를 한번, 점검하게 하는 것 같더군요. 


포스터만 보면 곡성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곡성과 마찬가지고 많은 생각과 해석이 필요한 영화였어요.

그러나 굳이 해석을 찾아보지 않아도 

영화가 무엇을 보이고자 했는지는 잘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의 우상이 무엇으로 세워져 있는지, 나는 무엇을 따라 살아가는지.

이들처럼 나의 목숨조차 내어 놓을만한 그런 우상을 쥐고 있지는 않은지 고민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영화 <우상> 이었습니다. 


feat. 김큰별 


#영화 #영화추천 #영화후기 #영화우상 #우상 #우상후기 #우상해석

#최신영화 #한국영화 #최신영화추천 #한국영화추천 #영화우상결말 #천우희 #라스트미션

#돈 #악질경찰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매거진의 이전글 자꾸만 물음표가 생기는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