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Bookovie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ogan Mar 29. 2019

색다른 공포영화 / 예레미야 말씀과의 연결점?

영화 <어스>


기다렸던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바로 <어스>인데요.


이미 <겟 아웃>이라는 작품을 통해서 자신의 색깔을 알렸던 조던 필 감독의 새로운 작품이라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기대감을 심겨줬던 것 같습니다. <겟 아웃> 다시 생각해봐도 참, 장난 아니었던 영화였어요. 공포는 공포대로, 또 의미는 의미대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고 해야 할까요? 저도 굉장히 재밌게 봤던 영화였기 때문에 이번 작품에도 동일한 기대를 가졌습니다. 


예고편부터 설렜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도플갱어는 도플갱언데 가족적으로 덤비는 도플갱어는 또 첨이라, 이런 접근도 신선하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였던 것 같고요. 게다가 배우들의 연기력도 기대되는 부분 중에 하나였습니다. <겟 아웃>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보신 분들이라면 그 흑인 여배우! 울면서 웃는 장면!이라고 기억하실 겁니다. 그만큼 임팩트 있고 세심한 연기력이 돋보이는 영화였기 때문에 어스도 그렇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추측도 있었답니다.


그럼 이 영화 어땠는지 한번 볼까요?


 


그러므로 나 여호와가 이같이 말하노라

보라 내가 재앙을 그들에게 내리리니 

그들이 피할 수 없을 것이라

그들이 내게 부르짖을지라도 

내가 듣지 아니할 것인즉 - 예레미야 11장 11절 



이 영화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구절입니다.

오죽 궁금했으면 영화 중간에 나갔다 왔어요. 이거 한번 찾아보겠다고. 

이 예레미야의 말씀이 처음 저 남자가 들고 있는 피켓에서부터 마지막까지 마치 되새기고 곱씹으라는 듯이 계속해서 등장하거든요. 잊을만하면, 꼭 기억하라는 것처럼 어필되곤 합니다. 


일단 대단하다고 느낀 건 제 생각에 이 구절을 기반으로 <어스>를 제작하지 않았을까 싶거든요? 모티브죠, 모티브. 이 모티브 하나 가지고 이런 작품을 만들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지금 가장 난리인 게 뭔 줄 아시나요? 바로 영화의 해석입니다. 분명한 건 두 부류로 나뉘었다는 건데요. 한 부류는 이해하지 못하면 즐길 수도 없는 공포영화를 왜 만들었는가? 분노하시는 분들, 그리고 해석하는 맛이 쫄깃한 재밌는 공포영화로 생각하시는 분들인 것 같아요. 


저도 영화를 보면서 좀, 웃겼던 부분들이 있어요. 물론 몰입이 안 됐다고는 못하겠어요. 배우들 연기... 이거 하나 면 진짜 2시간 압도하고 남거든요. 근데 진행과 흐름 속에서 흐름을 깨는 부분들이 있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웃음이 나왔던 것 같거든요. 공포영화 보면서 가끔 웃을 때가 있는데, 제 기준으로는 공포영화가 흐름 속에서 전혀 웃기면 안 되는데 웃었다는 건 약간은 실패한 영화가 아닐까 판단하곤 합니다. 그러나 이 영화만큼은 조심스러워요. 


의미를 조금만 더 생각하고 집중해본다면 보이는 것들이 꽤 많거든요.

제가 얼마나 궁금했으면 영화 중간에 나가서 예레미야 말씀을 보고 다시 왔겠어요.

이런 영화는 진짜 영화 보기 전에 어느 정도 해석 글들? 도움 글들을 보고 오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저도 제 나름의 해석을 끝부분에 붙여볼게요.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는 누가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도플갱어라는 건 동시에 두 역할을 소화해야 한다는 건데 이 두 역할의 캐릭터성이 너무나 특색 있게 잡혀서, 또 그것을 완전히 자신인 것처럼 보여줘서 깜짝 놀랐습니다. 주연이었던 루피타 뇽의 연기 역시도 압권이었죠. 가족을 지키고자 발버둥 치는 어머니와 가족을 파괴하는데 일선에 선 어머니 두 다른 어머니를 연기하는데 소름 돋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전 레드(쉽게 주인공의 도플갱어 / 위 사진)의 문워크 너무 인상적이어서 캐스팅할 뻔했습니다.

거의 돌아가신 마이클 잭슨에게 직접 공수 받은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절도 있고 확실하게, 거기에 공포감까지 실어서 몸과 방향이 일직선으로... 다시 생각해도 내 앞에서 누가 그렇게 움직인다면 당장에 도망갔을 겁니다. 


그 외에도 가족들의 연기 모두 좋았습니다. 어린 배우들도 각자 몫을 톡톡히 했고요. <겟 아웃> 때도 그랬지만 역시, 유명한 배우들만 기억할 게 아닌 것 같아요. 이런 배우들도 충분히 그들보다 더 깊은 연기를 소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조던 필 감독은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요. 진짜는 진짜를 알아보는 법이겠죠?



이제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요! 제 나름의 해석을 붙여 보려고 하거든요! 


제가 뭐 대단한 양반도 아니고, 거창히 이게 정답이다!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결말까지 보면서 가장 크게 살펴본 건 예레미야의 말씀이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였어요. 저는 지상의 사람들의 관점에서 그리고 지하의 사람들의 관점에서 두 가지로 결론을 지어보려고 하는데요. 


"내가 재앙을 그들에게 내리리니." 


라는 말씀으로 봤을 때 지상의 사람들에게 내려는 재앙은 도플갱어들이 이제 가위라는 그들의 무기를 들고 그들을 죽이러 온다는 것이겠죠.


지하의 사람들에게 재앙은 무엇일까요? 

영화에는 토끼가 많이 나옵니다. 이 토끼가 지하에서는 먹이가 되기도 하더라고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토끼는 복제를 성공한 동물이기 때문에 도플갱어들의 상징이기도 한 것 같아요. 그들은 지상의 인간들의 야욕에 의해서 복제된 사람들이니까요. 이것이 그들에게는 재앙이겠죠. 복제되어서 지상의 사람들과 정신적으로 연결되고 그들의 삶의 모습을 이유도 모른 채 따라 해야 하는


"그들이 피할 수 없으리라."


그래서 지하의 사람들은 그것을 피할 수 없었어요. 복제되는 것을 선택할 수 없었으니까요. 지상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다수의 지상의 사람들이 지하의 사람들에게 죽임을 당했죠. 


"그들이 내게 부르짖을지라도."


지상도, 지하도 각자의 부르짖음을 가지고 나아갑니다. 지상의 사람들에게는 죽임을 당하는 순간에 많은 자들이 신에게 부르짖었겠죠. 또한 지하도 그들의 방식대로 지상을 향해 나아갑니다. 그 방향이 신이 내려줬다고 믿는 "레드"에 의해서 결정되고 진행되었다는 부분이 색다른데요. 매일 지상의 사람들을 따라 해야 했던 삶의 연속에서 그들과 뭔가는 달랐던 "레드"는 지하의 사람들에게 메시아였고 이 사실이 지상으로 나아가며 자유와 해방, 그리고 그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세상에 알리고자 했던 부르짖음의 시작이었을 거예요. 


"내가 듣지 아니할 것인즉"


음, 이 부분이 좀 더 깊이 있는 핵심일 것 같은데요.

지상에 입장에서는 결국 얼마나 죽었을지는 모르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습니다. 신은 듣지 않았죠. 

그렇다면 지하의 사람들은 들음을 받았을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봐요. 


지하의 메시아 "레드"의 시작과 끝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반전에 대해서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겠네요. 어릴 적 거울의 방에서 만났던 소녀와 도플갱어는 서로가 뒤바뀌게 됩니다. 지하의 도플갱어는 소녀를 지하로 밀어 넣고 자신이 하늘이 있는 세계를 향해 나아가 그곳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요. 원래는 지상의 사람이었던 "레드"가 그녀를 증오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바로 이 사건 때문이었죠. 


이렇게 복수를 꿈꿨던 "레드"는 지하의 사람들에게 메시아가 되어서 다 함께 굴레를 벗어던지고 복수의 빨간 옷과 연결을 끊어버리는 상징적인 금빛 가위를 들고 자신과 지상의 사람들의 차이를 보이기 위해 장갑을 착용하며 그들과 함께 지상을 향해 올라갑니다. 그러나 결국 "레드"는 패하게 되죠. 죽게 됩니다. "레드"의 증오에 찬 부르짖음도 "듣지 않으셨던" 것 같아요. 이와 동시에 지상에 올라갔던 지하의 사람들, 그들이 만들어낸 자신을 드러내겠다는 의지의 일직선은 그다음의 목적을 잃게 되었죠. 지하의 사람들도 결국은 패배하게 될 것입니다. 


지상의 사람들도, 지하의 사람들도 예레미야의 말씀대로 동일한 길을 걸었던 것 같아요. 누구도 승리하지 못한 싸움이었지 않았을까요.


"그렇다면 마지막에 승리한 지상의 엄마 애들레이드는 뭐죠?"


글쎄요, 저는 그녀도 결국 패배했다고 봐요. 그녀의 아들 제이슨이 그녀의 존재에 대해서 의심을 품기 시작했거든요. 인간에게 의심이라는 것은 연합을 깨는데 굉장히 큰 작용을 하게 됩니다. 제이슨이 마지막에 자신이 머리에 두었던 마스크를 자신의 얼굴에 씁니다. 이제까지 지하의 사람들과 싸울 때 썼던 그 마스크를 모든 상황이 전부 정리된 것 같은 순간에 다시 썼다는 것도 아마 이런 의미에서 였지 않았을까 싶어요. 




어휴, 오랜만에 머리 좀 굴려 본 것 같습니다. 


영화관에서 한번 만나보시기를 추천해요. 이 정도의 구성과 소재의 독특함. 그리고 하나하나 알아가고 해석하는 맛을 느껴보시면 영화를 충분히 즐기실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남들의 해석을 보고 그것을 믿기보다는 자신만의 결론을 내려보는 것도 더욱 좋겠네요.


영화 <어스>였습니다. 


feat. 김큰별


#어스 #영화 #최신영화 #영화어스 #영화어스해석 #어스해석 #어스결말 #영화어스결말 

#겟아웃 #최신영화추천 #공포영화추천 #최신공포영화 #조던필 #루피타뇽

#어스관객수 #김큰별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의 우상은 무엇입니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