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재원 Aug 24. 2020

132. “결혼을 미루는 남자의 마음은?”

현실연애고민6

<성별: 여자 / 나이: 30대초반 / 직업: 의료직 / 특징: 9년을 만난 남자친구가 결혼얘기가 나오자 확신이 없다며 시간을 갖자고 하는 상황>


(고민녀)

 9년을 만난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물론 과거에 몇 번의 위기도 있었지만, 최근 3년 동안은 별 문제없이 사랑을 키워왔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긴 시간을 나름 잘 견뎌왔습니다. 그러다가 우리 커플에게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습니다. 바로 ‘결혼’ 입니다.


 그동안 10년에 가까운 시간을 함께했기에 미래도 함께 할 것이라는 믿음이 강했고, 우리는 별 문제없이 결혼을 준비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양가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상견례를 앞두고 있던 시점에 갑자기 남자친구가 제게 폭탄발언을 했습니다.


 “나는 아직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어. 아직 하고싶은 것도 많고, 이루고 싶은 것도 많아. 결혼을 하면 얽매이는 것만 같아. 아직 결혼은 아닌 것 같아.”


 “그렇다고 널 계속 내 옆에 두는 건 내가 너무 이기적인 것 같아. 한달동안 떨어져서 서로를 객관적으로 생각해보자. 정말 서로가 평생 함께 할 수 있는지. 단순히 오래 만난 정때문에 결혼을 하려는 것이 아닌지. 기다려 달라는 말은 안할테니 헤어졌다고 생각하고 지내보자.”


 처음엔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하지만 곧 현실을 직시하고 힘들지만 버텼습니다.


 그러다 2주후, 우리의 상황을 전혀 모르고 계셨던 남자친구의 부모님으로부터 우연히 안부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예상치 못하게 남자친구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남자친구에게 들어보니 지금 우리의 문제를 남자친구의 가장 친한 친구 2명만이 알고있더라구요. 그리고 여전히 남자친구는 저와의 미래를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남자친구는 2주전과는 달랐습니다. 차갑게 저를 떠나던 그때 그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좋았던 평소같은 모습, 평소같은 다정함으로 2주간의 일상을 얘기했습니다. 이별을 얘기했던 사람이라고 전혀 믿을 수가 없었죠. 그러고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한달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어. 다른 사람도 만나봐. 만약에 너가 다른 남자가 좋아진다면 그건 내 운명이니까 어쩔 수 없는 거지. 그 정도 각오는 했어.”


 다정한 얼굴로 아무렇지도 않게 이렇게 말하는 남자, 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이남자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요? 작가님 저는 어떻게 해야 될까요?


(필자)

 우선 당신의 사연에서 당신이 남자친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가 느껴져서 참 안타깝습니다. 물론 당신이 남자친구를 별로 사랑하지 않았다면, 단번에 그 사이는 끝났겠죠. 그리고 제게 사연조차 보낼 일도 없었겠죠. 그렇기에 당신은 지금 당신이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가 없습니다. 또한 그렇기에 제게 정말 잘 찾아오셨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 ‘당장’ 헤어지세요. 물론 처음엔 많이 힘들 겁니다. 갑자기 하루아침에 혼자가 된 기분이겠죠. 이미 2주간 겪어 보셨듯이. 남자친구는 지금 단순히 당신과의 ‘미래’ 만을 고민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에 대한 자신의 마음, 당신을 진짜 사랑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그 자체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런 남자와는 만약 결혼을 한다고 해도, 당신을 항상 혼란스럽게만 할 겁니다. 그리고 스스로가 감정의 혼란에 휩싸여 당신을 힘들게 할 겁니다. 동의하기 싫겠지만, 그리고 동의하지 않는다 해도 어쩔 수 없지만, 남자친구에게는 이미 다른 여자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남자친구에게 당신은 이미 ‘계륵’ 같은 존재일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아래 이 말이 너무도 ‘정확하게’ 남자친구의 현재 마음을 보여줍니다.


 “한달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어. 다른 사람도 만나봐. 만약에 너가 다른 남자가 좋아진다면 그건 내 운명이니까 어쩔 수 없는 거지. 그 정도 각오는 했어.”


 남자가 오래 만난 여자친구와 헤어지고는 싶은데 함께한 시간이 너무 아까워서 어떡할지 모르겠을 때, 헤어지기는 후회할 것 같고 그렇다고 당장 결혼하기는 싫을 때, 시간을 벌기 위한, 그리고 둘러대기 위한 전형적인 핑계입니다. 안타깝게도 이미 남자친구는 당신이 자기를 기다릴 것이라고, 연락하면 언제든 받아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생각을 정리하는데 필요한 시간을 딱 특정하지 않는 남자는, 절대 다시 돌아갈 마음이 없다는 소리입니다. 분명히 한달후에 “오래 고민했는데..” 라는 말을 하며 당신에게 결국 이별을 말하거나,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핑계를 댈 것입니다.


 당신도 다른 남자를 만나보라는 말은 자신도 다른 여자를 마음껏 만나겠다 또는 이미 다른 여자가 있다는 의미이고, 그 사이에 다른 여자에게 얼마든지 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심지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소름 돋게도 당신은 자신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9년이란 세월은 참 깁니다. 그 긴 세월동안 남자친구와 많은 추억도 쌓으셨겠죠. 하지만 당신은 앞으로 살아갈 시간이 훨씬 더 깁니다. 절대 당신의 남은 인생을 당신에게 집중조차 하지 못하는 남자와 낭비하지 마십시오.


 단지 남자친구도 당신과 함께한 9년이 아까워서 당신을 놓지 못하는 것 뿐입니다.


 이 말을 명심하세요.


 “확신에 가득 차 있어도 실패하는 것, 바로 결혼!”

매거진의 이전글 131. “부모님이 반대하는 사랑, 이어갈수 있을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