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단 둘이 맞이하는 명절은 항상 조용하다. 남편의 회사에서 한국 명절에 쉬어줄 리 만무하고, 우리에게는 그저 지나가는 일상 중의 하루일 뿐이다. 친척하나 없이 오로지 둘이니 명절 음식도 딱히 할 생각이 없었는데, 비프스튜를 하려고 사다 둔 고기가 떠올랐다.
사실 어릴 적부터 엄마를 도와 명절 음식을 많이 해봤기에 각종 전, 잡채, 만두, 떡국 등 다 할 줄 알지만.. 시댁도 없는 이 미국에서 나 혼자 굳이?라는 생각에 더 하기 싫었다. 그래도 간간히 건네는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에 설날임을 실감했고. 코리안 비프스튜가 갈비찜 아니겠나 싶어 있는 재료로 만들어 봤다.
그나저나 오늘 텍사스 날씨 20도... 너무 따뜻해서 설날 같지도 않다 증말.
재료: 간장 2 물 2 미림 1 설탕과 올리고당은 취향껏. 다진 생강 조금, 후추, 참기름, 다진 파, 다진 마늘, 양파는 1개 갈고 배나 사과가 없어서 레몬 반개 갈아 넣었다. 칼칼한 게 좋으니 홍고추, 청양고추, 페페론치노도 넣고, 버섯은 표고가 좋겠지만 없어서 양송이 넣었다.
스튜용 고기로 하니 핏물 빼는 작업을 따로 안 해도 돼서 편했다. 한 번 데쳐서 물 버리고 바로 양념 넣고 40분 정도 중불에서 졸였다가, 기름 걷어내고. 야채를 넣는 시간은 처음부터 넣어도 되고 중간에 넣어도 되고 좋아하는 식감에 맞춰서 넣으면 그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