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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중이 나를 단단하게 만든다

단상(斷想 )

by 현루

존중은 상대를 위한 예의가 아니다.
나의 마음이 스스로를 닦아내는 방식이다.
존중이 깊을수록 삶도 깊어진다.



존중이 나를 단단하게 만든다


우리는 흔히 존중을 ‘상대에게 보여주는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를 배려할 때 쓰는 태도, 격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선 정도로 여기지요.


하지만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존중은 단순히 상대를 위한 외적 태도가 아니라
나라는 사람의 내면을 다듬는 가장 섬세한 방식입니다.

누군가를 존중한다는 것은 내 감정을 억누르거나, 억지로 좋은 사람인 척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나는 이렇게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의 결이 행동으로 드러나는 일입니다.


상대가 누구든, 어떤 행동을 하든 내가 지키고 싶은 마음의 품격을 유지하려는 태도.
그것이 곧 존중입니다.

그래서 존중은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흔들리지 않습니다.


상대가 무례하다고 해서 나까지 무너질 필요는 없습니다.
상대의 언어가 거칠다고 해서 내 마음까지 흐려질 이유도 없습니다.

존중은 결국 내가 나를 어떻게 다루는 가에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을 스스로 깎아내리지 않기 위해,
내가 지키고 싶은 생의 온도를 잃지 않기 위해,
나는 존중이라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존중하는 태도는 나의 마음을 조용히 닦아냅니다.


불필요한 감정을 걷어내고, 내 안의 날카로움을 무디게 하고, 삶을 바라보는 눈을 조금 더 맑게 만듭니다.
어떤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만들어주지요.

그래서 존중이 깊을수록 삶 또한 깊어집니다.


내가 먼저 상대를 이해하려 할 때,
내가 먼저 한 걸음 물러서 마음을 살필 때,
내가 먼저 좋게 보고자 할 때,
그 모든 순간은 결국 나의 마음의 깊이를 드러냅니다.


그 깊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삶의 품격이 되고,
내가 사람들과 맺는 관계의 온도가 됩니다.

존중은 거창한 철학이 아닙니다.
그저 마음을 닦아내기 위한 작고도 고요한 선택입니다.

나는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은가,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은 어떤가,
그 질문에 대한 가장 진실한 답이 바로 존중입니다.

오늘 하루가 조금 거칠었다면,
누군가의 말에 마음이 흔들렸다면,
잠시 멈춰 마음을 가다듬어 보세요.



존중은 상대를 위한 것이기 전에
나를 지키는 가장 조용한 마음의 무게입니다.
그 무게가 깊어질수록
당신의 삶도 더 단단하고 넓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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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