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오온의 상호작용과 집착의 메커니즘

나'라는 환상의 구조

by 현루

​1. 오온은 왜 '무더기'인가:

독립된 실체로서의 부정


​이전 3화에서 우리는 오온(五蘊)을 구성하는 다섯 가지 요소인 색(色), 수(受), 상(想), 행(行), 식(識) 각각의 정의와 무상성(無常性)을 탐구했습니다.

이제 4화에서는 이 다섯 가지 무더기가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결합하여 '나(我)'라는 환상을 만들어내는지, 그리고 이 환상에 대한 집착이 어떻게 현대인의 고통을 유발하는지 그 메커니즘을 치밀하게 분석할 차례입니다.


불교 철학이 인간의 존재를 '오온'이라는 무더기로 정의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이 다섯 요소 중 어느 것도 고정되고 영원하며 독립적인 실체(自性)로서의 자아, 즉 아뜨만(ātman) 일 수 없음을 밝히기 위함입니다.

고정된 자아(我)가 없다는 무아(無我)의 진리는 오온이라는 임시적인 구성체에 대한 탐구를 통해 증명됩니다.


​만약 '나'가 단일하고 불변하는 실체라면, '나'는 오온 중 어느 한 요소와 동일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몸(色)은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습니다. 몸은 끊임없이 변화하므로 불변하는 '나'일 수 없습니다.


또한 우리의 의식(識)은 잠잘 때나 병들 때, 혹은 노화할 때 끊임없이 변합니다. 의식은 순간순간 소멸하고 새로운 의식이 생겨나는 흐름이므로 불변하는 '나'일 수 없습니다. 오온의 다른 요소들인 수, 상, 행 또한 마찬가지로 시간과 조건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무상한 현상일 뿐입니다.

따라서 이 다섯 무더기 중 어느 하나도, 혹은 이들의 단순한 합(合)도 영원한 '나'일 수 없습니다. '나'는 이 다섯 무더기가 조건적으로 모여 만들어낸 일시적인 현상의 이름에 불과한 것입니다.


​2. 오온의 상호작용: '나'라는 경험의 구성 과정


​오온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정교한 톱니바퀴처럼 서로 맞물려 돌아가며 우리의 삶이라는 '경험의 시퀀스(Sequence)'를 만들어냅니다.

이 순환적인 상호작용이 '나'라는 주체가 일관되게 존재한다는 착각을 심어줍니다.

오온의 순환적 발생 과정을 살펴보면, 먼저 외부 대상(色)과 감각기관(色의 일부)이 접촉합니다.


예를 들어 눈이 꽃을 보는 행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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