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좋아요

좋아요라는 파도 위에서 중심 잡기

by 현루


"우리는 어쩌면, 연결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을 엄지손가락에 담아 보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문득 외로움이 찾아올 때가 있습니다.

내가 오늘 무엇을 했는지, 어떤 기분이었는지 누군가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은 인간으로서 너무나 자연스러운 본능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스마트폰을 듭니다.

정성스럽게 찍은 사진 한 장을 올리고, 누군가 '좋아요'를 눌러주길 기다리는 그 시간은 사실 타인의 인정을 갈구하는 행위라기보다, "나 여기 잘 있어요"라고 세상에 건네는 따뜻한 안부 인사에 가깝습니다.

누군가 내 게시물에 반응을 보일 때 느껴지는 그 짧은 환희를 저도 잘 압니다.

화면 속 숫자가 올라갈 때마다 내가 세상과 잘 연결되어 있다는 안도감이 들고, 내가 올린 일상의 조각들이 가치 있게 여겨지는 기분 말입니다.


하지만 가끔은 그 기분 좋은 연결감이 우리를 조금 지치게 만들 때가 있습니다.

누군가의 반응이 예상보다 적으면 괜스레 내가 잘못한 건 없는지 돌아보게 되고, 남들의 화려한 피드를 보며 내 평범한 하루가 조금은 심심해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그것은 당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단지 우리 모두가 타인의 시선이라는 거대한 자기장에 너무 오랫동안 노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좋아요'에 마음을 졸이게 되는 건, 그만큼 우리가 타인과 진심으로 닿고 싶어 하는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 마음이 너무 깊어지다 보면, 정작 나 자신이 느끼는 진짜 감정은 뒷전으로 밀려나게 됩니다.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도 '어떻게 찍어야 예쁠까'를 먼저 고민하거나, 아름다운 바다를 보면서도 '어떤 문구를 써야 사람들이 좋아할까'를 떠올리는 순간들. 그 찰나의 고민들이 우리가 온전히 누려야 할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조금씩 갉아먹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타인의 하이라이트와 나의 일상 사이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우리가 흔히 겪는 마음의 소음 중 하나는 SNS 속 타인의 모습과 나의 현실을 비교하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다들 멋진 곳에서 맛있는 것을 먹고, 늘 웃으며 성공적인 삶을 사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보는 그 장면들은 그들의 삶에서 가장 빛나는 1초를 포착한 것입니다.

그 1초를 만들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들도 우리와 똑같이 고민하고, 서툴게 흔들리며 하루를 살아냅니다.
​타인의 화려한 모습에 마음이 흔들린다면, 그것은 당신이 그만큼 열정적으로 살고 싶어 하는 에너지를 가졌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다만, 그 에너지를 '비교'라는 차가운 소음에 내어주지 않았으면 합니다.

타인의 피드가 그들의 눈부신 '광고'라면, 당신의 일상은 꾸밈없는 '진실'입니다.

광고가 화려하다고 해서 진실이 초라해지는 법은 없습니다.

오히려 가공되지 않은 당신의 평범한 하루 속에 진짜 삶의 결이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 소음들 사이에서 나만의 고유한 주파수를 찾아야 합니다.

'좋아요'라는 숫자에 매몰되어 오늘 하루의 기분까지 결정해 버리기엔, 당신의 하루는

너무나 소중하고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타인의 반응은 당신의 삶을 빛내주는 작은 조명일뿐, 당신이라는 별의 본질적인 빛을 결정하는 태양은 아닙니다.

"나만의 노이즈 캔슬링:

나를 위한 '좋아요'를 누르는 시간"

진정한 노이즈 캔슬링은 외부의 소리를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내가 듣고 싶은 소리에 더 집중하는 힘을 기르는 것입니다.

세상의 시선이라는 볼륨을 아주 조금만 줄여보세요.

그리고 그 빈자리를 내가 나에게 건네는 따뜻한 시선으로 채워보는 겁니다.
​가끔은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을 '나만의 기록'을 남겨보시길 권합니다.

정말 맛있는 커피를 마셨을 때 사진을 찍어 올리는 대신, 수첩에 그 맛의 느낌을 한 줄 적어보거나 그저 눈을 감고 향기를 깊게 들이마셔 보는 것입니다.

누군가의 '좋아요'를 거치지 않은 그 경험은 오로지 당신의 내면에만 차곡차곡 쌓여, 시간이 흐를수록 더 단단한 자존감의 뿌리가 되어줄 것입니다. 보여주지 않아도 당신의 순간은 충분히 찬란하며, 인증하지 않아도 당신의 경험은 유효합니다.

타인의 게시물을 볼 때도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세요.

의무감에 누르는 '좋아요'가 아니라, 진심으로

그 사람의 기쁨에 공감할 때만 손가락을 움직여보는 겁니다.

그렇게 소통의 양보다 질에 집중할 때, 당신을 괴롭히던 관계의 소음은 서서히 잦아들고 그 자리에 진정한 유대감이 피어날 것입니다.

우리는 세상의 박수를 받기 위해 무대에 선 배우가 아니라, 각자의 삶이라는 대지를 묵묵히 걸어가는 여행자입니다.

또한, 스스로를 증명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지셨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얼마나 열심히 살고 있는지, 얼마나 세련된 취향을 가졌는지 굳이 세상에 입증하지 않아도 당신의 가치는 변함이 없습니다.

당신은 누군가의 평가를 기다려야 하는 '심사 대상'이 아니라, 이미 그 자체로 존엄하고 온전한 존재입니다.

타인의 엄지손가락이 위로 향하든 아래로 향하든, 당신이 가진 고유한 빛은 결코 흐려지지 않습니다.



"고요함 속에서 비로소 들리는 내 마음의 박수 소리"

인정 욕구라는 소란스러운 배경음악을 잠시 꺼두면, 처음에는 적막함이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적막함은 외로움이 아니라, 당신이 당신 자신과 깊게 대화할 수 있는 소중한 고요입니다. 아무도 나를 지켜보지 않는 시간 속에서, 당신은 비로소 타인의 취향이 아닌 '나의 취향'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내가 진짜 좋아하는 음악은 무엇인지, 내가 정말 편안함을 느끼는 장소는 어디인지, 남들의 시선이라는 필터를 걷어낸 진짜 나의 모습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가만히 들여다보세요.

타인의 반응에 일희일비하던 에너지를 나 자신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데 쓰기 시작할 때, 당신의 마음에는 그 어떤 외부의 소음도 침범할 수 없는 단단한 평온함이 자리 잡을 것입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전시되기 위해 존재하는 소품이 아닙니다.

우리는 각자의 속도로, 각자의 색깔로 세상을 살아가는 주인공입니다.

세상이 주는 수만 번의 '좋아요'보다, 오늘 밤 잠들기 전 거울 속의 자신에게 건네는 "오늘 참 애썼다"는 따뜻한 미소 한 번이 당신을 더욱 빛나게 할 것입니다.

이제 화면을 끄고, 당신의 발밑을 지나는 바람의 감촉과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타인의 시선이라는 외부 스피커의 볼륨을 줄이는 순간, 당신의 삶은 그 누구의 복제품도 아닌, 오직 당신만이 연주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교향곡이 됩니다.


당신은 이미 충분히 빛나고 있습니다.


외부의 조명이 꺼져도 당신 안의 불꽃은 여전히 따스하고 강인하게 타오르고 있으니까요. 고요해진 마음으로 당신의 길을 당당히 걸어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