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불안이라는 엔진 소리를 낮추는 법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환영일 뿐입니다

by 현루

노이즈 캔슬링 글들은 이미 완성된 원고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어제 검사를 통해 발견된 괴종을 미리 예견하고 쓴 글인 듯싶어 저조차 울림이 되고 마음을 다잡게 되네요.

좋은 글은 읽는 이에게 힘이 될 수 있음을 자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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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마음을 가장 집요하게 괴롭히는 소음 중 하나는 바로 ‘불안’입니다.

불안은 마치 꺼지지 않는 기계의 엔진 소리처럼 우리 삶의 배경에 늘 깔려 있습니다.

"나중에 먹고살 길 막막하면 어쩌지?",

"내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아이들의 미래는?" 같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은 우리를 끊임없이 긴장하게 만듭니다. 불안이라는 소음은 아주 교활해서, 우리가 대비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현재의 평온을 정당하게 약탈해 갑니다.


​하지만 우리가 하는 걱정의 90% 이상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일들이거나, 설령 일어난다 해도 지금의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의 것들입니다. 불안은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미리 가불 해서 고통받는 행위입니다.

미래라는 안갯속에서 실체 없는 괴물을 그려내고, 그 괴물에 겁을 먹어 현재의 발걸음을 멈추는 것과 같습니다.

이 지독한 엔진 소리를 낮추지 못하면, 우리는 평생 다가올 미래를 방어하느라 정작 오늘이라는 선물을 누려보지도 못한 채 생을 마감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불안은 우리가 세상을 통제할 수 있다는 오만에서 비롯되기도 합니다. 모든 상황을 완벽하게 내 뜻대로 조종하려 할 때, 통제권을 벗어난 작은 변수조차 거대한 위협으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삶은 본래 불확실한 것입니다.

그 불확실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순간, 역설적으로 불안의 볼륨은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내일 비가 올지 안 올지 걱정하며 잠을 설치기보다, 비가 오면 우산을 쓰겠다는 담담한 마음가짐이 우리에게는 필요합니다.


​노이즈 캔슬링 기술이 외부 소음과 반대되는 파동을 만들어 소음을 지우듯, 불안이라는 파동을 지우는 유일한 반대 파동은 ‘현재의 몰입’입니다. 불안은 언제나 ‘과거’나 ‘미래’를 떠돌 때 발생합니다.

마음이 지금 이 순간, 당신의 몸이 머무는 곳에 온전히 뿌리를 내리면 불안은 설 자리를 잃습니다.
​머릿속이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시끄러워질 때, 추상적인 생각의 늪에서 빠져나와 아주 구체적인 물리적 감각으로 돌아오십시오.

지금 발바닥이 지면에 닿아 있는 느낌,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코끝의 공기, 손에 든 컵의 온기에 집중해 보십시오.

감각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며, 감각은 오직 현재에만 존재합니다.

"지금 나는 안전한가?

지금 나는 숨을 쉬고 있는가?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은 무엇인가?"

이 질문들에 답하다 보면, 거창하게 부풀려졌던 불안의 거품이 서서히 가라앉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불안을 ‘적’으로 간주하여 억누르려 하지 마십시오.

소음을 억지로 막으려 하면 할수록 그 소리는 더 크게 들리는 법입니다.

불안이 찾아오면 "아, 내 마음이 나를 보호하려고 경고음을 보내고 있구나"라고 담담하게 이름을 붙여주십시오.

불안을 객관화하여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 영향력은 반감됩니다.

그것은 당신 자체가 아니라, 당신의 마음이라는 방에 잠시 들렀다 가는 손님일 뿐입니다.

손님은 머물다 때가 되면 떠나기 마련입니다.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선명한 구분"
​불안이라는 소음을 끄기 위한 가장 지혜로운 방법은 내가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을 냉정하게 구분하는 것입니다.

날씨, 경제 상황, 타인의 마음, 이미 벌어진 사고 등은 우리의 통제 밖 영역입니다.

여기에 에너지를 쏟는 것은 고장 난 라디오 스피커를 붙잡고 화를 내는 것과 같습니다.

아무리 소리쳐도 소음은 멈추지 않습니다.
​대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나의 태도, 나의 반응, 내가 오늘 선택한 행동—에 모든 주파수를 맞추십시오.

미래가 걱정된다면 멍하니 앉아 불안해하기보다, 오늘 할 수 있는 작은 공부를 하거나 운동을 하십시오.

행동은 불안을 잠재우는 가장 강력한 해독제입니다.

몸을 움직이고 무언가에 집중하는 동안 우리 뇌는 불안이라는 소모적인 프로세스를 일시 정지하게 됩니다.
​미래는 우리가 걱정한다고 해서 바뀌지 않습니다. 오직 오늘 우리가 심은 씨앗들이 모여 미래라는 숲을 이룰 뿐입니다.

아직 오지 않은 숲의 모양을 걱정하며 씨앗 심기를 게을리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짜 두려워해야 할 일입니다.

오늘 나에게 주어진 이 시간을 성실하게 채우는 것, 그것이 미래라는 불확실한 소음에 대항하는 가장 품격 있는 자세입니다.


​만약 우리가 우리 인생의 모든 결말을 미리 알고 있다면 어떨까요?

언제 성공하고, 언제 실패하며, 언제 생을 마감할지 모두 적힌 시나리오를 읽고 있다면 그 삶은 아마도 지독하게 지루할 것입니다.

인생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 끝을 알 수 없기 때문이며, 매 순간이 새로운 선택과 가능성으로 열려 있기 때문입니다.

불안의 다른 이름은 ‘가능성’입니다.
​불확실성을 두려움이 아닌 설렘으로 치환해 보십시오.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사실은, 반대로 말하면 내일 어떤 놀라운 행운이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뜻입니다.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넓고, 우리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우리를 돕기도 합니다.

나를 믿고, 이 삶의 흐름을 믿으십시오.

당신은 지금까지 수많은 고비를 넘겨왔고, 앞으로 다가올 파도 역시 충분히 넘길 수 있는 힘을 이미 내면에 가지고 있습니다.
​불안이라는 소음이 커질 때마다 마음속의 노이즈 캔슬링 버튼을 깊게 누르십시오.

그리고 스스로에게 정중히 말해주십시오.

"괜찮다. 나는 지금 여기에 있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 고요한 자기 확신이 당신을 감쌀 때, 당신을 괴롭히던 엔진 소리는 부드러운 자장가가 되어 사라질 것입니다.

미래에 저당 잡혔던 당신의 오늘을 되찾으십시오. 당신의 삶은 오직 오늘이라는 무대 위에서만 가장 눈부시게 빛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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