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함경] 향을 싼 종이에서는 향내가 난다

인연과 환경의 자각 ​

by 현루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나'라는 존재는 과연 오롯이 혼자만의 힘으로 만들어진 것일까요?

가만히 돌이켜보면 지금의 내 말투, 생각의 습관, 심지어 선호하는 음식까지도 내가 만난 사람들 그리고 내가 머물렀던 공간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는 마치 투명한 스펀지처럼 주변의 공기를 흡수하며 살아갑니다.

내가 누구와 시간을 보내고, 어떤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느냐가 결국 '나'라는 사람의 색깔을 결정짓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계의 전염성을 『아함경』은 아주 직관적이고 아름다운 비유로 설명합니다.


​"향을 싼 종이에서는 향내가 나고, 생선을 꿴 노끈에서는 비린내가 난다.

사람은 본래 깨끗하지만 인연을 따라 죄와 복을 일으키나니, 어진 이를 가까이하면 도심(道心)이 높아가고 어리석은 이를 친하면 재앙이 다가온다."


​이 구절은 우리에게 인간관계가 단순히 사교의 문제가 아니라, 내 삶의 질과 영혼의 향방을 결정짓는 지극히 엄중한 선택임을 깨닫게 합니다.


나도 모르게 스며드는 인연의 냄새
​우리는 스스로가 매우 주체적이고 객관적이라고 믿지만, 사실은 주변의 에너지에 끊임없이 동화됩니다.

부정적이고 불평이 많은 사람들과 긴 시간을 보내고 나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세상을 삐딱하게 바라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비린내가 노끈에 배어들듯, 타인의 어두운 감정이 내 마음의 결 속에 스며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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