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by 김고봉

오늘은 묘한 날이다.

약속이 있어 나가는 길에

도로에서 삶을 잃은 고양이를 보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길고양이를 위해 늘 집을 만들어두는 가게 앞에

저번에 입양 간 고양이의 빈자리를 채운 듯

새로운 아이가 밥을 먹고 있었다.


자리를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내가 지나가며 낸 발소리에도 차 밑으로 들어가 숨었고

괜히 미안해 멀리서 지켜보니

사람이 지나갈 때마다 차 밑으로 몸을 숨겼다.


오늘 어떤 아이는 삶이 끝났고

어떤 아이는 한 모금 한 모금 경계하는 삶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