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묘한 날이다.
약속이 있어 나가는 길에
도로에서 삶을 잃은 고양이를 보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길고양이를 위해 늘 집을 만들어두는 가게 앞에
저번에 입양 간 고양이의 빈자리를 채운 듯
새로운 아이가 밥을 먹고 있었다.
자리를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내가 지나가며 낸 발소리에도 차 밑으로 들어가 숨었고
괜히 미안해 멀리서 지켜보니
사람이 지나갈 때마다 차 밑으로 몸을 숨겼다.
오늘 어떤 아이는 삶이 끝났고
어떤 아이는 한 모금 한 모금 경계하는 삶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