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걸을 때만이 아니라
사람과 대화할 때도 나는 눈 마주치기를 어려워했다.
아무리 친한 사이여도
얼굴이 가까워진다거나
내 얼굴을 너무 빤히 쳐다본다거나 하면
부담스러웠다.
심히 부담스러운 나머지 몸이 마비되는 기분이었다.
또는
공부를 하려고 마음먹을 때나
청소를 하려고 마음먹을 때
누군가 옆에 있으면
집중해서 할 수 있는 반면에
아무도 나를 지켜봐주지 않으면
널브러져버리는 쪽이었다.
그렇다고 거리가 완전히 가까워지면
아무것도 못할 정도로
몸이 정지되어버린다.
예를 들어, 수업 중 교과서에
내 생각을 써야 할 때
선생님이 다가와 쳐다보면
아무것도 쓰지 못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