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혼나야 잘하는 스타일이야 (2)

by 김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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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서 잘하는 스타일이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혼나야 잘하는 스타일이라는 자각이 든 것은

특히 그게 잘 느껴졌던 때는

중학교 3학년에서 고1 사이였다.


나는 그때도 여전히 무기력했고, 잠이 많았다.

학교에 다녀오면 비몽사몽한 상태였고,

한숨 자고 일어나서 미술학원에 갔다.


당시 나는 미용고에 재학하려는 생각으로

감각을 키우기 위해 미술학원을 다니고 있었다.


나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이젤 앞에 앉았다.

가끔은 멍을 때렸다.

그림 진도가 전혀 안 나갈 때도 있었다.


그러다 선생님께서 한 번씩

뭐하냐고 핀잔을 주시면

그때 혼나서 화가 나면 집중이 잘 됐다.


꼭 돌아오는 말은


"봐, 이렇게 잘하면서"


라는 말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클리셰같은 말이다.


혼이 나고 나서

속으로 씩씩거리면서 종이를 노려봐야만

그림이 잘 그려졌다.


점차 나는 알게 됐다.

나에게 죄책감과 분노야말로

무기력을 이겨낼 수 있는

최고의 동력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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