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꽃

by 시와 음악

붓꽃


김남열


고고한 난초도 못 되었다

고결한 매화도 못 되었다

그래도 선비의 묵향으로

남고 싶어 잎과 꽃봉우리


달콤한 향기는 없다지만

누군가를 그리워하면서

서신 한 편의 기쁜소식을

전하기 위한 마음 있기에


은은한 묵향의 향기나는

붓을 닮은 붓꽃이 되었다

그리고 연못이나 개울가

강기슭에 흔하게 자라는


풀의 소리는 듣기가 싫어

화려한 꽃은 아니더라도

평범한 향기로 남고 싶어

수수한 꽃으로 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