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목적을 달성했다.

교토 수제품 벼룩시장

by 하이에나김

신은 인간의 주요 신체부위를 2개씩 쌍으로 만들었다. 두 개가 조화롭게 어울려 노력해 나가라는 의미일 것이다. 눈, 콧구멍, 윗니아랫니, 손, 발, 모두 두 개씩이다.

처음에는 미숙했지만 두 개가 어울려 연습하고 노력하면서 어느새 다양한 기술을 선보이기에 이른다.

신의 뜻에 가장 큰 보답을 해 준 것은 바로 손이다. 인간은 두 손을 사용해 다양한 손기술, 즉 솜씨를 발휘한다.

손으로 만든 물건은 기계에 의해 대량 생산된 것들과는 다른 느낌을 갖는다. 한땀한땀 두 손을 조화시켜, 모든 정신을 집중하여, 많은 시간 공을 들여 만든 물건은 일반 상품과는 사뭇 다른 뭔가가 있다.

교토 곳곳에서는 수제품 벼룩시장(手作づくり市:てづくりいち)이 운영된다. 벼룩시장(フリーマーケット)의 형태로 열린다.

그중 한군데인 헤이안신궁 앞 미술관 사이에 있는 오카자키 공원(岡崎公園:おかざきこうえん)은 헤이안신궁, 미술관, 동물원 등이 있어서 문화존이라 불린다.

그곳에서 ‘헤이안 즐거운 시장(平安楽市:へいあんらくいち)’이라는 이름으로 수제품 벼룩시장이 열린다. 매월 둘째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한다.

수많은 부스에서 다양한 예술품들이 시선을 끈다. 이것들이 단순한 상품이 아닌 이유를, 난 폐장무렵이 되어서야 깨닭았다.

벼룩시장을 구경하다가 바로 옆 미술관 전시회 플랭카드에 이끌려 난 취미에도 없는 문화감상을 했다.

전문성이 없기에 발길 닿는대로 전시회를 한바퀴 돌며 단지 눈 호강만 시켰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벼룩시장, 그새 4시를 지나 폐장시간 분위기였다. 아쉬운 마음에 여기저기 보면서 지나가던 내 눈에 이상한 느낌이 감지되었다.

그들이 짐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니, 짧은 시간의 판매여서 그런지 그다지 짐의 양이 줄지 않은 듯 보였다.

그들은 아침에 가져왔던 물건들을 하나씩 박스에 담기 시작한다. 그 얼굴들에게선 짜증나는 표정이 전혀 안 보인다.

일반 상품의 경우, 팔리지 않으면 주인의 얼굴색부터 달라진다. 팔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수제품들은 팔기 위한 목적만이 전부가 아니다. 그들은 사람들이 자신의 수제품을 보고 감탄해주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마치 미술관에 걸린 예술작품처럼 단지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것을 일컬어 예술작품이라 한다.

벼룩시장이 끝나가는 4시경, 그들은 거의 팔리지 않은, 가져올 때와 비슷한 양의 수제품들을 다시 포장하기 시작한다. 아무런 불평없이, 아무런 아쉬움없이 다시 포장한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을 충분히 봐졌기 때문이다.

그들의 물건은 상품이 아니라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