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의 약점을 알아야 한다. 내가 내 약점을 알게 되면 그때부터 그것을 경계해야 한다. 만약 그 약점이 인간관계에 있다면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해야 한다. 무엇보다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관계에 적응할 시간을 상대에게 주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적용 가능한 이치일 것이다. 내가 익숙한 환경 속으로 내게 익숙한 환경이 낯선 사람이 들어온다면 그 사람에게 시간을 배려해야 한다.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관계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기다려 줄줄 알아야 한다. 그 시간 동안에는 도발적 행동이나 관계를 무너뜨리는 일방적 요구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내가 사용하는 언어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 자신을 기준으로 삼으면 안 된다. 또한 자신과 동일한 경험을 가진 동료들을 끌어들여 다수라는 이름을 앞세우면 매우 어려워진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불안하고 불편한 시간을 견디는 사람에게 보편적이라는 관념적 습벽의 그림자 속에 가두기 위해 관례라는 질기고 억센 거짓 의미를 강요해서는 안된다.
상대방을 나의 환경 속에 강제로 편입시키려 하는 것은 존재에 대한 매우 어긋난 도발이다. 소중한 생명에 대한 끈질긴 폭력이다.
사람은 각자가 가진 천성이라는 개인적 특질을 지니고 있다. 더구나 삶을 살아온 경험과 인생, 나이와 역할도 제각각 다르다. 그런 관계라면 누가 누구를 가르치려 하거나, 자신의 시각을 상대에게 주입하려 하거나, 전달하려고 고집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강자가 약자에게 영향을 끼치려는 얄팍한 술수다. 아주 오래된 동물적 본능을 행사하는 권력욕일 뿐이다.
내가 관계를 맺기 위해 상대방에게 해야 하는 첫 번째 일이자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지켜야 하는 무언의 약속, 기다려주는 것이다. 바로 기다림이다. 그것이 상대를 위한 가장 큰 배려이며, 발전적 관계로 나아가는 첫걸음이자 최선의 방안일 것 같다.
"그 작은 새의 날갯짓이 공기의 흐름을 좌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