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들멘 Sep 22. 2020

돈보다는 콘텐츠가 우선이다

사람들은 어떤 일이나 사업을 하려고 할 때 “돈이 없어서 시작하지 못한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돈(자본)의 위력은 대단하다. 돈을 많이 가지고 있느냐 적게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이 사람에 대한 가장 중요한 판단 요소 중의 하나이다. 

돈은 일상생활을 하는데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기에, 우리 몸에서 혈관을 타고 흐르는 피에 비유할 수도 있겠다. 돈은 오래 일해서 많이 벌 수 있기도 하고, 생각을 통해 이치를 깨달아 효율적으로 더 많이 벌리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핵심은 내가 누구의 돈으로도 바꿀 수 없는 콘텐츠나 아이디어를 갖고 있느냐 하는 것이지 돈(자본)이 반드시 먼저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중장년의 경우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 주요 원천은 그들이 그동안 쌓아온 경험이나 지혜가 아닐까 생각된다.   

  

얼마 전에 몽골인 여성이 동대문글로벌센터를 방문했다. 동대문글로벌센터는 내가 1∼2주에 한 번씩 한국 거주 외국인들이 비즈니스를 할 때 겪는 어려움이나 문제점을 해결해 주기 위해 상담을 해주는 곳이다. 그녀는 사업계획서를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에 대해 도움을 받고 싶다고 했다.

그녀는 한국 사람처럼 유창하게 ‘한국말’을 했다. 말을 하는 억양이나 사용하는 언어가 너무 자연스러워 “얼마나 한국에 있었냐?”고 물으니 7년 정도 되었고 여기서 대학원도 다녔다고 한다. 그동안 봐왔던 외국 사람 중에 가장 능숙하게 ‘한국말’을 하는 여성이니 의사소통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일단 사업계획서를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에 대해 궁금해하니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세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우선 어떠한 사업을 왜 하려고 하는지와 목적은 무엇인지? 사업 아이디어의 핵심내용과 차별성은 무엇인지? 활용 가능한 네트워크는 있는지 등에 대한 기본적인 사항을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정리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다음은 하고자 하는 비즈니스의 시장 환경 분석이 필요하다. 시장 규모는 얼마나 되는지, 또한 향후 시장에서의 위치와 마켓 쉐어 그리고 동종업계 현황과 경쟁사를 분석하는 것이다. 한편, 제품을 팔아야 하니 그 제품에 대해 가급적 시장을 세분화한 후에 표적 시장과 타깃을 정하고 그것에 맞게 가격, 유통, 판촉 등을 위한 마케팅 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단계별 추진계획을 세우는 것과 함께 자금 조달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라고 하니, 그녀는 “현재 자금은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은데, 사업계획서를 작성한 후에 한국이나 몽골에서 투자를 받아서 사업을 하겠다.”라고 당당하게 말을 했다.

순간 약간 당황했지만 “어떠한 사업을 하려고 하는지?”라고 물었다. “한국산 마스크 팩을 자기 브랜드로 생산해서 몽골을 포함하여 세계의 여러 국가로 수출하는 비즈니스를 하려고 한다.”라고 대답하며, “자기는 몽골에 한국산 마스크 팩을 팔 수 있는 네트워크가 있으며, 미국에는 함께 사업을 하기로 한 친구가 있다”라고 했다. 

그녀는 몽골 출신이라 몽골 현지 시장에 대해서는 우리 한국 사람보다 훨씬 깊게 알 수 있고 인적 네트워크가 갖추어져 있기에 우리 업체가 진출하는 것보다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또한, 한국에 오랫동안 거주했기 때문에 몽골 사람들보다는 훨씬 쉽게 제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두 개 지역 모두에서 한쪽만 알고 있거나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보다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고 있다.

그렇기에 당장 수중에 돈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위축되지 않고 확실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몽골 사람이나 한국 사람을 대상으로 자금 유치를 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한 것이다.

그녀의 사업 아이템과 추진 방향에 관해 이야기 듣고, 사업계획서 작성 방법에 대한 설명을 모두 마치자, “어떻게 진행을 해야 할지 몰라 막막했었는데, 추진해야 할 방향과 방법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감사하다.”라고 말하면서 자리를 떴다. 상담을 마치고 떠나는 그녀를 보면서 “돈(자금)이 없거나 부족해서 무슨 일을 하지 못한다고 하는 것은 역시 핑계에 불과하구나.”라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아이디어나 콘텐츠가 있고 그것을 추진하고자 하는 용기와 불굴의 의지가 있다면 우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마음속으로만 생각하는데 그치지 말고 일단 시도해 보자.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라. 반대로 일생일대의 성공을 가져다줄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 오르거나 행운의 기회가 찾아왔을 때도 사람들은 즉각적으로 실천에 옮기지 못해 놓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는 게으르고 나태한 인간의 못된 본성이 크게 한몫을 한다. 이미 결정한 일도 실행을 미루다 결국 시기를 놓치고 만다. 용기가 부족한 것도 요인의 하나다. 자신감이 부족해서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하다 결국에는 도태하고 만다.

또 적지 않은 사람들은 전문지식을 완벽하게 갖추고 난 뒤에 도전하는 것이 옳다고 여긴다. 그러나 세계역사를 되돌아보면 전문지식을 완벽하게 갖추고 난 후에 발명이나 창조를 했던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의 성공한 사람들은 지식이 부족할지라도 일단은 목표를 세우고 실행에 옮겼다.     

명석한 두뇌와 단호한 판단력, 강인한 의지력을 갖춘 사람은 절대로 망설이는 법이 없다. 일단 목표를 세우면 즉시 실행에 옮긴다. 그래야만 콘텐츠를 살릴 수있는 기회를 거머쥘 수 있기 때문이다.


중장년이여!

돈(자본)이 없어 무엇인가를 할 수 없다는 생각은 아예 지워버려라. 대신 가지고 있는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이 대가를 지급할 의사가 충분히 있을 정도의 멋진 아이디어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전력투구하라.     

작가의 이전글 명확한 목표를 세워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