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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들멘 Oct 10. 2020

더 이상 직장은 없다. 평생직업을 찾자

      

예전에는 평균수명이 길지 않아 직장에서 퇴직 후에 무슨 일인가를 새롭게 다시 시작하겠다고 생각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저 편안하게 노후를 보내는 게 유일한 대안이자 희망 사항이었다. 그런데 100세 시대인 요즘에 퇴직해야 하는 중장년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수명은 훨씬 많이 늘어난 반면 노후준비는 거의 해놓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중장년의 복 받은 세대이기도 하지만 나이가 들었음에도 경제적으로는 스스로 자립할 수밖에 없는 첫 번째 세대이기도 하다. 

중장년들이 직장을 다닐 때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이 단군 이래 최대 호황기를 누리던 시기였다. 물론 IMF 사태와 금융위기 등이 있었지만 대체로 우상향의 성장시대에 주로 직장생활을 하여 그들의 부모세대와는 비교할 수 없는 풍요로운 삶을 보냈다. 이를 바탕으로 그동안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가족부양 형태인 자식 교육 및 부모봉양을 위한 역할을 충분히 하였다.     

반면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 및 사람들의 의식 변화 등으로 퇴직 후에도 그들의 부모세대와 달리 자식들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게 어렵게 되었다. 즉 중장년들은 30년 이상의 노후 생활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그들 대부분은 자식들로부터 경제적 도움을 받는 것을 기대하지도 않는다.   

  

먹고 사는 일은 계속할 수밖에 없어     

 직업이란 우리의 의식주를 기본으로 한 일상적인 생활을 꾸려가기 위해 하는 일이다. 또한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어떤 일에 종사하면서 정신적·육체적 노력을 하고 이에 대한 대가를 받아 생활을 계속해 나가는 활동 양식’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직업이란 개인이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경제 및 사회활동의 종류를 말한다. 

중장년은 그동안 대부분 직장을 통해 직업 활동을 하면서 ‘생활의 기본적 수요를 충족시켰다. 직장에 출근해서 일하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월급이라는 형태로 정기적이고 고정적으로 지급받아 일상생활을 꾸린 것이다.      

내가 직장에 다닐 때 주위에 있는 지인들과 만나서 “하는 일이 어떠냐?”고 물어보면 적지 않은 사람들의 첫마디는 대부분 “이 직장(직업)을 선택하는 게 아니었어요.”였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그곳에서 하는 일이 자신이 추구하는 인생의 본질에 다가가지 못하고 그로 인해 자부심이나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있을 것이다.      

또한, 자신의 가치관과 다른 방식으로 일을 해야 하거나 자신이 하는 일의 사회적 위상이 낮다는 자괴감을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퇴직했거나 퇴직을 앞둔 중장년들에게는 위와 같은 대화도 사치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왜냐하면 ‘목구멍이 포도청’인데 별다른 준비 없이 직장을 물러나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회사에서는 나이가 든 사람은 비용이 큰 부담 요인에 불과하다. 회사는 사람을 고용해서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수익을 내야 하는데, 나이가 든 사람은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중장년들이 직장에 들어갈 때는 그렇게 심하지 않았으나 요즘에는 괜찮은 직장에 들여가는 게 ‘낙타가 바늘구멍을 뚫고 지나가는 것’처럼 어렵다. 입사하기 위해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스펙 쌓기가 필요하고 무한 경쟁을 뚫어야 한다. 그렇다고 입사 후라고 평생직장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구조조정은 상시화되었고, 구성원은 조직 일부분으로 파편화되어 직장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갖추지 못하면 버티기가 힘든 세상이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인데 나이가 든 중장년의 입지는 어떻겠는가?  

   

이제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은 직장이 아니라 직업이야!


그렇다면 이제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더 이상 직장에 연연하거나 매달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스스로가 관심이 있거나 하고 싶은 분야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필살의 무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직장을 나와도 자신의 평생직업을 바탕으로 적정한 수입, 지속적인 안정성, 융통성 있는 시간 활용, 사회적 위상, 일의 보람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평생직업을 찾을 때 조급한 마음에 서두르지 말고 중장기적으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면 평생직업으로 할 만한 일을 찾기 위해서는 어떠한 요소들을 생각할 수 있을까? 사람에 따라 서로 다른 여러 가지의 가치관을 가지고 다양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지만 세 가지 정도가 핵심요소라고 생각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을 즐기는 것이다. ‘아무리 노력을 많이 하는 사람도 그 일을 즐기는 사람을 당할 수는 없다’라는 말이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을 하는 것, 자신이 즐겁게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등을 찾아내서 즐겁게 한다면 “금상첨화”, “유아독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는 즐거움이 있는 사람은 행복한 직업의 요소를 거의 다를 채운 것이라 할 수 있다.      

다음은 경제적 대가성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작동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성과에 상응하는 적절한 경제적 보상은 직업 활동을 하는데 필수적인 요인이다. 적절한 대가가 따르지 않는 직업은 절대적으로 오래 유지되기가 힘든 법이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수입에 대한 만족도가 낮아지면 일을 할 의욕이 저하되며, 생산성 감소로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목표 가치 또는 비전이다. 적절한 보상이 그 직업의 구체적, 개인적, 현실적, 현재적 가치성이라면, 목표 가치 또는 비전은 그 일의 추상적, 사회적, 명분적, 미래적 가치성을 결정한다. 무릇 직업은 수행하는 사람의 현재보다 미래가 더 발전적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가시적인 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하며, 사회적인 의미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100세 시대에 중장년이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도 장기 레이스다. 이제 더 이상 반기지도 않는 직장에 매달리지 말고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평생직업을 찾아보자. 위와 같은 요소들이 갖추어진 일을 찾아 직업으로 한다면 앞으로 남은 기간에 자존감과 만족감으로 충만하여 사회에도 도움이 된다는 자부심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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