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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뽕 대신 사리를 얹다

득도를 하려는가 나여!

더는 참을 수 없다고 느낀 건 어제 점심에 반주로 막걸리 잔을 받다가 놓칠 뻔한 일 때문이었다.

상대방은 알 수 없는 그 놀람과 좌절감ㅠ

그 후로 멀리 있는 쪽 반찬을 집는 것도 어깨의 간섭을 받는 걸 느끼게 되었다.

된장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 술잔은 꼭 사수해야 하는 물건이니까.

엑스레이 사진을 본 친절한 의사샘이

"어떻게,왜 이제 왔어요? 이 정도면 정말 많이 아팠을 텐데요?"

그 말이 꼭

'아이고 이 아줌마야 당신은 통각을 모르는 건가? 아님 멍청한 건가?'

이러고 나무라는 거 같았다.

그러게 난 왜 이토록 멍청하게 오래 참았을까?

그 와중에

기존의 치료와 많이 달랐다.

그동안은 충격파와 물리치료였는데

초음파 보면서 커다란 주사기에 든 약물 주사 치료

엑스레이실에서 엑스레이 보면서 또 주사 5회

체외충격파 2천 타

물리치료 30분

어깨뽕 대신 어깨에 12mm랑 콩알만 한 석회 얹고 다니는 여자.

"득도를 하려나 봐요 자꾸 사리가 생겨요."

내 말에 간호사 선생님과 충격파 치료실 샘이 동시에 웃었다.

나 개그에 소질 있나?

연말인데 약 먹어야 해서 술을 안?못?덜!마셔야 하는 건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ㅠㅠ

결코 용의주도하지 못한 김 씨

난 아무 계획이 없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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