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싶어
자고 자고 계속 자는 뜬금이
볼 때마다 개 부럽다.
작년 4월 엄마의 마지막 2개월을 지키는데 잠이 없는 나는 최적의 간병인이었다.
그 기간 동안 거의 자지 못하고 잠깐씩 졸거나
어쩌다 교대가 있어 집에 올라와서도 잠이 안 오면 약을 먹고 자곤 했다
그렇게 두 달 만에 엄마 보내 드리고 꼬박 3주 앓았다. 그때 면역력이 완전 바닥을 쳤었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그 3주는 예고에 불과했다.
그 뒤로 감기, 코로나, 대상포진, 독감, 감기, 장염, 감기 9개월 간 내가 앓았던 면역 관련 병증이다.
이 정도면 무균실 살아야 하지 않나? ㅠ
엄마 일로 알게 돼 우리 집 주치의가 된 가정의학과 전문의 샘이 며칠 만에 다시 가자
"아이고 어쩌면 좋아요. 아주 쎄 하네요"
샘은 독감을 의심하며 근육통이 생기면 오늘 다시 오라 했지만 다행히 근육통은 아직이다.
불면증은 나의 오랜 친구, 억지로 자려고 하기보다 이제 같이 간다 생각하고 중요한 일이 있는 날만 약을 복용한다.
면역성에 가장 중요한 게 수면이라는데
그래서 지금까지 수면에 좋다는 온갖 약. 식품. 베개, 스프레이, 음악 다 써 봤는데 결국 한 가지도 효과를 보지 못하고 프로 불면러가 됐는데
오늘 새벽 두 시경 약을 먹고 다섯 시간 자고 났더니 며칠 안 자도 억울하지 않을 기분이고 득템 한 기분이다.
약을 먹어야 하니 아침엔 우유 한 잔에 약
점심엔 떡 한쪽에 약(밥 차려 먹는 게 왜 그렇게 싫으냐ㅠ)
그리고 커피를 내려서 마시는데 그 사이에 뜬금이는 베란다 창가 의자 위에서 램수면 중이시다.
얄미운 새끼 이럴 때 같이 놀아주면 얼마나 좋을까.
고양이가 되고 싶다.
다음 생엔 우리 뜬금이랑 바꿔서 태어났으면
뜬금이 너 이 자식
다음 생엔 내 집사 되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