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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글쓰기 여행자
Nov 21. 2023
후배 동료작가가 작업실 방문을 알려오자 나는 시간 맞춰 커피콩을 갈았다.
갓 볶은 신선한 커피콩을 갈 때의 향을 좋아한다.
시간이 지난 뒤 나는 독한 향 말고
그야말로 신선한
커피콩을 수동으로 다 갈고 끓인 물도 딱 좋은 온도로 적당한데 도착할 시간이 돼도 온다는 사람이 오지 않는다
작업실은 그동안 커피 향으로 가득 채워지고 있었다.
그쯤 되니 빨리 오지 않아 조바심 나기보다 기왕이면 조금 더 늦게 왔으면 싶은 생각이 슬며시 올라온다.
커피 향에 흠뻑 취해 있다 보니 문 두드리는 소리
그녀가 왔다
한아름 꽃을 들고서
이건 반전이 아닐 수 없다.
그녀보다 먼저 국화향이 와락 달려든다.
커피를 마시고 소설 얘기를 나누고 한참만에 그녀가 돌아가고 향만 남았다.
이 좋은 향을 나만 즐길 수 없다 꽃을 나누어 주인 없는 옆 작업실에도 꽂아두었다.
뒤늦게 나타난 옆 작업실 주인도 좋아서 어쩔 줄 모른다.
꽃 한 다발의 위력이 대단하다.
커피 향에 국화향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 공간에 있는 오늘이 행복으로 가득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