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여름 <외계인 1>은 거액의 제작비와 탄탄한 연출진, 화려한 배우 라인업으로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속편까지 한 번에 제작하며 성공할 거란 확신을 드러냈지만, 대중의 반응은 차가웠다. 물론 2022년 여름 시장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암울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외계인 1>은 속편도 이미 촬영을 마친 상태기에 결과가 더욱 충격적이고 안타깝게 다가왔다.
1부의 실패를 떠안고 2024년 <외계인 2>를 개봉했다. 개봉 전 개인적으로 가장 걱정했던 점은 1부 개봉 전 마케팅 요소로 1부와 2부의 연계성을 강조한 점이었다. 이는 1부가 성공했다면 당연시하게 2부가 개봉할 때도 관객의 긍정적인 반응이 따라오겠지만, 이미 재미없다고 소문난 전편의 후속작을 누가 보려 할 것인가에 대한 걱정이었다. 1부에 대한 대중의 평 중에 1부 자체가 2부를 위해 상황 설명만 하다가 끝난 것 같다고 말할 정도였기에 2부를 보려면 1부는 꼭 봐야 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렇기에 1부보다 2부를 먼저 본 나는 2부를 보기 위해 극장에 들어갈 때 2부가 1부와는 독립성을 가지길 바랬다. 우연히 읽었던 최동훈 감독님의 인터뷰 중에서 1부를 안 본 관객도 2부만을 보고도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편집하는 데 힘썼다는 글을 봐서 약간의 희망도 있긴 했었다. 다행히 극장을 나온 나는 어느 정도 안도의 한숨을 뱉을 수 있었다. 영화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와는 달리 1편을 안 본 나도 충분히 영화를 이해하고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2부가 1부와 독립성을 가지며 2부가 흥행할 수 있는 하나의 메리트가 생겼지만, 영화 자체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최동훈 감독의 노련미에서 나오는 액션과 코믹 요소는 오락 영화로써 대중을 충분히 사로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하고 싶었던 얘기가 너무 많았던 것 같다. 2부만 봤을 때는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150분에 꾸겨 넣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원래 두 편짜리 설정을 한 편 안에서 풀어내기 위해선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 하지만 1부가 2부를 위한 영화라는 얘기가 나오는 상황을 고려하자면 <외계인>이라는 영화에서 풀어내고 싶었던 설정이 너무 많았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대중의 평처럼 1부는 2시간 30분이란 긴 시간 동안 세계관 설명만 하다가 끝낸 느낌이었다. 물론 그 속에 유머러스함과 관객을 주목시킬만한 액션이 있어 가볍게 즐길 수 있지만, 이 가벼움이 처음부터 끝까지 지속되어 이야기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듯했다. 그렇다 보니 플롯 세팅을 하는 데 너무 힘을 쏟아낸 나머지 최동훈 감독의 노련미와 재치가 더 빛을 보지 못한 느낌이 들어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