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알라 예찬 - 큰 바위 얼굴
느리게 살고 싶은 이들을 위한 잠언시
큰 바위 얼굴
누구나 어린 시절에
<큰 바위 얼굴>을 읽고는
그 깊고 소중한 가르침에
큰 감동을 받았겠지요.
그래서 나중에 크면
꼭 그런 삶을 살겠노라고
주먹을 꼭 쥐고 부르르 떨며
굳은 결심도 했겠지요.
(하지만 세상을 살아보니
그게 어디 그리 쉽던가요)
말이야 바른 말이지만
그런 삶이야말로 사실은
성자의 삶이라고 할 수 있지요.
세파에 시달리며 살다보니
어느덧 초심은 멀리 달아나고
머리위에는 눈발이 희끗희끗
무성하게 흩날리는데
큰 바위 얼굴은커녕
작은 바위 얼굴도 못되고
길가의 돌멩이처럼 이리저리
차이면서 살아온 회한 때문인지
꼭 돌하르방을 닮은
코알라를 보고 있노라면
나도 몰래 자꾸만 그 옛날의
큰 바위 얼굴 생각이 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