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알라 예찬 - 홀로서기

느리게 살고 싶은 이들을 위한 잠언시

by 김혁

홀로서기




우리 코알라들은

무리지어 다니는 걸

천성적으로 싫어하지요


엄마 배에 붙어있는

육아낭을 떠난 뒤로는

평생 독불장군이지요.


대장도 따로 없고

부하도 따로 없어서

혼자 알아서 잘들 살지요


아니, 솔직하게 말하자면

하루 종일 잠자기도 바빠서

무리지어 다닐 시간이 없지요.


(그럴 시간이 있으면 꿀잠을

더 자면서 빈둥대는 게 낫죠)


낮달이 홀로 심심하게 놀듯이

별들이 홀로 총총히 빛나듯이

나무가 홀로 꿋꿋이 서있듯이


볼품이야 있건 말건

오직 자신만을 굳게 믿고

길라잡이와 구원자 삼아


평생 홀로서기로

태평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잠으로 보여주며 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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