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알라 예찬 - 중력
느리게 살고 싶은 이들을 위한 잠언시
중력
이 땅의
그 누구라도
평생 벗어날 수 없는
소우주의 무게
그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 길을
각자 알아서 찾아가는 것이
삶이라고 할 수 있지요.
코알라는
깊은 침묵만이
자신을 가볍게 한다는 걸
오래전부터 알았기에
긴 발가락과
날카로운 발톱으로
나무 등걸을 꽉 잡아서
운명을 고정시키고
그 누구보다도
편안하고 조용하고
가볍게 살 수 있도록
맞춤형 궁리를 했지요.
(진화는 제멋대로인 것 같아도
알고 보면 맞춤형 족집게지요
수많은 친구들의 희생 위에서)
가끔은
그걸 가지고
상대를 무섭게 공격하는
무기로 사용하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