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살고 싶은 이들을 위한 잠언시
짝짓기(2)
사실은
우리 코알라도
짝짓기가 쉽지 않아요.
잘 지내던 수컷끼리
누가 더 굵고 낮은 소리로
암컷을 유혹할 수 있나
온 힘을 다해서 경쟁하는데
그러다 쌍코피가 터지게
싸움을 하기도 하지요
평소 잘 쓰지 않던 성대로
목이 터져라 하고 외치다 보면
눈앞이 캄캄해지기도 하고요
그토록 힘들게
암컷과 짝짓기를 해도
아주 잠깐 짜릿하고 말지만
그것만으로도
우린 충분히 만족하지요
그것도 못한 친구도 있으니까.
실패한 수컷들은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짜증도 내고 슬퍼한 뒤
내년에 찾아올
더 좋은 날을 기대하며
평소대로 빈둥대며 낮잠을 자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