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알라 예찬 - 짝짓기 (1)

느리게 살고 싶은 이들을 위한 잠언시

by 김혁

짝짓기(1)




우리 코알라는

다른 친구들처럼

일 년에 딱 한 번만

짝짓기를 하지요


드디어 그날이 되면

수컷들은 최대한 목소리를

낮고 굵고 크게 내면서

암컷을 유혹하는데


(그녀들도 멋을 잘 알아서

중저음의 바리톤을 좋아하죠)


이것만 봐도

우리 코알라가

얼마나 신사적이고

예술적인지 알 수 있지요.


그런데 우리가 볼 때

인간들은 참 불쌍해요

일 년 내내 시도 때도 없이

애를 태우면서 초조하게


쫓기듯 헐레벌떡

뺏길세라 허겁지겁

짝짓기를 해야 한다니

얼마나 힘들고 괴로울까요.


그만큼 인간들은

친할수록 더 외롭고

사랑할수록 더 고독하고

마음이 늘 허전한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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