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현아 Apr 01. 2024

우리 고양이들의 여권을 소개합니다

유럽 연합의 반려동물 여권


유럽연합 안에서는 반려동물 여권을 소지한 경우 별다른 서류 필요없이 개/고양이/페럿과 함께 EU 회원국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일단 동물등록 (마이크로칩 이식) 을 해야한다.


프랑스에서 동물 등록을 하고 동물병원에 가서 여권을 만들어 달라고 하면 만들어 준다. 기본적으로 반려 동물의 마이크로칩 번호, 외모에 대한 묘사(사진도 넣을 수 있다)와 소유주에 대한 정보가 들어가 있는데 매년 종합 백신 접종을 하고 접종한 날짜와 유효기간, 그리고 접종한 병원/수의사 정보를 기록한다.


여권을 발급받은 국가가 앞에 적혀있다. 유럽연합을 상징하는 파랑색


일반 종합백신뿐만 아니라 광견병 백신 등 다른 백신에 대해서도 기록할 수 있게 되어있고, 일반적인 건강검진 상태에 대한 기록도 있다. 보통 반려동물과 EU 외의 국가로 이동하는 경우 이 여권과 국가별로 요구하는 별도 서류를 준비하면 된다.


한국에서야 자주 다니는 동물병원에 전산 기록이 다 남아있긴 한데 병원이 바뀌면 별 소용이 없다. 여기도 전산 기록은 있지만 병원을 옮기거나 다른 국가로 넘어가더라도 주요 접종내역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여권이 좋긴 한 것 같다.



지난달에 프랑스에서 두 번째 접종을 했다. 세 녀석을 이동장에 넣어서 데려가는데 15분 남짓한 거리를 가면서 난리난리. 의외로 겁이 많은 티구는 조용히 이동장에 몸을 말고 차 안을 구경하고 있었고, 수다쟁이 모모는 애옹애옹 울면서 숨을 몰아쉬기까지 했다. 다음에는 진정제라도 처방받아서 좀 먹고 가야 될 것 같다.


결국 남편이 모모 이동장을 무릎에 올리고 지퍼를 좀 열어서 모모가 밖을 볼 수 있게 해 주었다. 숨을 가쁘게 쉬긴 했지만 울지는 않았다. 어떤 방법이 좋은지는 여전히 모르겠다.


동물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오만데 다 올라가는


프랑스의 동물병원은 상담실과 처치실이 나눠져있지 않고 수의사마다 사무실이 있어서 보호자와 함께 상담하며 기본적인 치료를 한다. 엑스레이나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는 방이 따로 있다.


병원에 왔으니 간식도 먹어야지


이렇게 세 녀석이 총출동하는 날에는 진료가 수월한 순서대로 진행하는데 모모 - 티구 - 치치 순이다.


모모는 이동가방을 극혐 하기 때문에 진료를 다 보고 나서도 다른 애들 치료하는 동안 자기 맘 내키는 대로 돌아다닐 수 있게 꺼내 놓았다.


급기야 바닥에 눕기까지..


그다음은 겁이 많은 티구. 세상에 얼마나 쫄았던지 털이 뿜뿜 뿜어져 나왔다..



요 녀석은 겁이 많고 재빨라서 집안에서는 잡기도 어렵지만 일단 병원에 데려가면 수의사선생님이 처치하는 대로 가만있는 편이다. 군소리 없이 주사 다 맞고 기본적인 검진도 하고 체중도 재고 아늑한 이동가방으로 다시 넣어주었다. 겁쟁이 같으니라고.


상단에는 검진 날짜와 기본적인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특이사항이 있는 경우 메모를 남겨주는데 올해는 일 년 사이에 1.1kg가 늘었는지라 체중에 주의하라고 적어주었다.


그리고 하단에는 그 날 접종한 백신의 라벨을 붙이고 옆에 담당한 수의사와 동물병원 도장(이름/주소/전화번호)을 찍고 담당 수의사가 사인한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반려동물 여권이 정착되면 좋겠다.

심기불편

마지막으로 치치는… 덩치는 가장 작으면서 가방에서 꺼내자마자 어찌나 으르렁 거리는지 기본 진료도 겨우 했다. 다른 두 녀석은 주사도 수월하게 맞았는데 얘는 난리를 쳐서 거의 세 번째 시도만에 접종할 수 있었다. 수의사 선생님이 치치를 위해 액상 질켄을 추천해 주셨는데 효과가 있길..





매거진의 이전글 야 너 비만이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