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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은퇴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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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대문 김사장 Oct 11. 2023

대학 친구 두 명 만났다.

두 사람 다 경이로운 새출발을 시작했다. 한 사람은 다국적 패션 기업에서 일을 하다가 코로나때 나왔다. 사무직, 영업직, 가끔 현장일을 했다. 한 마디로 평범한 샐러리맨이다. 


연락했을 때, 버스기사 교육을 받는다고 했고, 1년 뒤에 만났을 때는 이미 한차례 스카웃 되어서 (경력이 없음에도) 몸값이 올라서 다른 회사로 이적된 상태였다. 버스기사가 없다보니,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으면, 무조건 최고 대우를 해준다. 


어떻게 그렇게 큰 차를 운전하냐고 물었다. 그냥 '사부작 사부작' 하면 된다고. 


한 친구는 나와 같은 문과인데, 이과 공부를 1년 동안 해서 이번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1년 공부할 정도면 대단한 자격증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50이 되어서 신입으로 입사했다는 것이 놀랍다. 


두 친구 모두 건강하다. 그래도 예년 같으면 은퇴할 나이이고, 더 예전 같은면 삶을 마무리해야할 나이다. 노동력이 희소자원이 되다보니, 생각지도 못했던 기현상이다. 후반전 시작이고, 전반전 보다는 필드에 익숙하고, 노련해졌겠지만 더 공격적이어야 하고, 체력이 필요하다 


전통적인 전문가들의 시대는 저물었다. 특히 정보비대칭으로 돈을 벌던 직업군은 컴퓨터로 빠르게 대체되는 중이다.  아무나 할 수 있었던 '노동'과 그 '시간'이 희소자원이 되었다. 내가 이 시간에 여기에 있는 것, 이 것은 그 어떤것으로 대체가 불가능하다. 


50대 60대, 퇴직과 자녀 라는 커다란 암초가 있다. 이 기간에 일을 해서 꾸준히 급여가 나온다면(많지는 않겠지만) 비교적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다. 


두 친구와 종로에서 육회를 먹었다. 예전 술실력은 녹슬지 않아서, 금새 소주 댓병이 비워졌다. 나는 술을 안마시지만, 너무 기분좋게 계산했다. 난 이 사람들이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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