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에 대하여

메멘토모리

by 임정


과거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왜 그렇게 시간관리에 연연하는지 말이다. 다이어리를 쓰며 하루의 일과를 기록하는 일이 귀찮았다. 그냥 기억해 놓았다가 편하게 하면 되지 라는 생각이었다. 내 성향이 즉흥적이고, 꼼꼼함이 부족한 탓도 있다. 그런데 돌아보면 그 중간중간 아깝게 흘려보낸 시간이 꽤 많다는 것을 눈치챘다.


사람들이 괜히 시간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었다. 심지어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서 운동을 한다든지 독서를 한다든지 경제신문을 살펴본다든지 할 수 있는 일은 꽤 많다. 이렇게 시간을 아끼며 사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의 차이는 얼마나 벌어질까. 그 차이를 수학공식처럼 객관적으로 알 수 없기에 대부분은 그 차이를 인식하지 못한다. 게다가 그 과정과 결과물은 잘 알아차리기도 힘들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원래 사람은 자기가 아는 만큼 보이고 보고 싶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고 하지 않던가.


유튜브 체인지그라운드 영상을 가끔 시청하는데 일주일에 100시간 이론을 설파했다. 100시간 3년 혹은 5년 꾸준히 공부하고 수련해야 의미 있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논리였다. 동의한다. 어떤 일을 도모함에 있어 시간 투여량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약삭빠른 이들은 효율성을 운운하며 고통을 피하려 하는데 어림없는 소리다. 정교한 이치로 돌아가는 물질세계에서는 통하지 않는 법이다. 농부가 봄에 씨앗을 뿌리지 않았는데 추수를 할 수 있을까.


통장 잔고처럼 시간을 소중히 생각하고 아껴보는 것은 어떨까. 뭐든지 처음에는 시행착오를 겪고 익숙하지 않다. 때문에 무조건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웬만해서 사람의 의지는 믿을게 못되기 때문이다. 부자든 가난한 자든 동일하게 24시간이 매일 주어진다. 불공평한 세상에서 시간만큼은 늘 공평하다. 그래서 현재를 영어 단어로 선물(present)이라 이야기 하나보다. 우리는 매일 조금씩 죽어간다. 이 사실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면 삶을 대하는 자세도 변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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