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했지만, 오래도록 미워했던 음악 일을 다시 시작하며 서울에 올라왔다.
드럼을 전공하고 이런저런 일로 전혀 다른 일을 하고 드럼을 그만두고 지내오던 차에, 친구의 권유로 일면식 없는 서울에 올라왔다. 땡전 한푼 없는 몸이었다. 친구는 자신의 친구들을 소개 해줬고, 그 친구들을 통해 서울에 안착할 수 있었다.
8년 동안, 음악과는 전혀 다른 일을 하며 혹은 방구석에서 나가지 않으며 뭍에서 '저 바다는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해'라는 말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친구를 통해 또 다른 친구들을 만나며 생각이 바뀌었다. '저 바다를 느끼고 싶다'.
시간이 지나 어느 겨울, 퇴근하는 버스에 내려 정류장 옆 공터에서 담배를 한 모금 빨며 알게 됐다. 아, 파도를 탔구나.
그로부터 4년 가까이가 흐른 지금, 이 글을 꼭 남기고 싶었다. 실용음악계의 문제를 고발함이 아니다. 음악을 전공하면서 여전히 스스로를 딴따라로 취급할 수 밖에 없는 이 시절이 여전함을, 시대가 지나도 바뀐게 없음을, 가장 큰 변화라면 사람을 대해야하는 나이게 되었다는 걸 곱씹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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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면 퇴사를 통보할 예정이다.
일은 끝나지만 이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다.
작가 재신청 후 벌써 몇개월이 지났다. 만나면 헤어짐이 있고, 시작하면 그 끝이 보이듯, 그렇게 이 연재를 시작하고 싶어 이 때를 기다렸다. 아끼고 아꼈던 날이 드디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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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인지는 모르겠다.
2022년 2월22일.
이삿짐을 싣고 도착한 시간, 2시 20분 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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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할 것 같지 않았던 나를 변화 시켰던,
그럼에도 변하지 않은 시스템을 바라보며,
묵었던 이 이야기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