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이었다. 메뉴는 흔한 햄버거. 나는 평소처럼 무심하게 햄버거를 베어 물고 스마트폰을 슬쩍 확인했다. 그때 알림이 울렸다. "또 스팸이겠지"라는 생각으로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던 그 순간, 메일 제목이 눈에 띄었다.
브런치 작가가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순간 햄버거의 맛이 사라졌다. 아니, 내 손에 든 게 햄버거였나? 놀람과 기쁨이 교차하는 순간, 스마트폰을 두 손으로 꼭 쥐고 다시 읽었다. "작가로 승인되었다." 심장이 마구 뛰었고, 머릿속은 하얘졌다. 이게 바로 '현실이 꿈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아닐까. 첫사랑의 답장을 기다리던 그 시절이 떠올랐다. 그런데 이번엔 답장이 아닌, 내가 기다렸던 '작가'라는 이름이었다.
사실, 기다림이라고 해봐야 연휴 끝에 신청했으니까 이틀 정도였다. 그리 길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의 두근거림과 기대감은 꽤나 묵직하게 느껴졌다. 매일 새로 고침 버튼을 누르며, "오늘은 올까? 내일은?" 하던 순간들은 짧았지만 길게 느껴졌고, 그 기다림 끝에 드디어 그 메일이 도착한 것이다.
아무 기대 없이 먹던 점심, 무심코 베어 문 햄버거 한 입과 함께. 세상에, 이런 순간이 찾아올 줄이야. 그저 비 내리는 밋밋한 하루였는데, 이 순간이 내 인생의 한 장면으로 기록될 줄은 몰랐다.
메모장을 열어보면, 이미 저장해 둔 글들이 한가득이다. 준비는 다 되어 있었다. 나만의 이야기들이 세상 밖으로 나갈 준비를 마치고 줄을 서고 있었다. 브런치라는 무대에 하나씩 꺼내놓을 날만 기다리고 있던 그 글들. 이제 그들이 빛을 볼 시간이다.
그동안 내 글들은 내 머릿속, 혹은 메모장 속에서만 꼬물거리며 살아 있었다. 이제는 그들을 세상에 내보내야 할 때다. 단순히 글을 쓰는 것이 아닌, 그 글을 세상과 공유하고, 누군가의 가슴에 닿을 그 기대감이 날 설레게 한다. 그리고 그 첫걸음이 바로 지금이다.
작가로 승인된다는 것, 그것이 내게 주는 의미는 단순한 '허락'이 아니다. 그것은 내가 내 글로, 내 감성으로 세상에 한 발짝 더 다가간다는 것. 나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전해질 수 있는 통로가 열렸다는 것.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내 글쓰기 인생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햄버거 한 입 먹던 그 평범한 점심, 나는 작가가 되었다. 이제 남은 건, 그동안 준비해 둔 글들을 하나씩 세상에 던지는 일뿐이다. 작가라는 이름, 그리고 그 이름이 주는 무게를 다시금 느끼며, 나는 이제 글로 세상과 대화할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