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나의 순간만이
계속해서 되풀이되고 있다
목적지를 잃은 광자처럼
기억의 정류장에 갇혀
반복되는 고통의 궤도를 돈다
기쁨을 향해 달리는 나를 향해
달려들어 비웃던 네 웃음이
시간의 구조를 비틀었다
나는 그 자리에 못 박혔다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을수록
시간은 팽창하고
의식은 붕괴한다
쪼개진 시간 위에서
금이 간 나를 껴안고 그저 기다린다
누군가에게는 10분
나에게는 평생
고통은 시간을 휘게 하고
기억은 시계를 부순다
기억의 재구성은
해체가 아니라 다시 조립하는 일
같은 파편이라도 순서를 바꾸면
공포는 깨달음이 되고
증오는 생존의 증거가 된다
이제 더 이상 버스를 기다리지 않는다
정류장은 내 발밑에서 무너졌고
나는 그 위를 걷는다
부서진 조각들로 만든 궤도 위를
나는 살아남았다
이제 버스가 오지 않아도 된다
나는 시간의 운전석에 앉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