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간판변성증이라고 합니다.

잘못된 자세의 결과

by Eric Kim

군대에서 그리 좋아하지 않았던 유형의 사람은 나약하고 아픈 사람이었다.


아침 점호를 하다가 갑자기 앞으로 고꾸라지며 기절을 하는 후임,

허리가 아프다며 처음 본 날부터 전역 날까지 침대에만 누워있던 선임

그리고 천식이 있다며 아침 구보를 매일 열외 하는 후임까지.


평소에 운동할 거 다 하고 천식이면서 담배도 다 피우면서, 훈련이나 구보시에만 병력을 들이 내미는 걸 보면 측은함 보다는 분노를 느꼈었다. 나는 다 하는 훈련을 저들은 안 한다는 마음에서 올라왔던 분노. 그리고 살면서 격하게 뛰놀다 어디 부딪히거나 떨어져 찢어지고 터지면 터졌지 큰 잔병치레 없이 살아왔기 때문에 더욱 공감하지 못하기도 하였다.


그렇게 아프고 약한 사람들에 대한 공감보다는 남일, 그리고 자기 관리 실패라 생각하며 살아온 나에게 똑같은 문제가 찾아왔다. 너도 좀 경험하며 그들의 상황과 마음을 공감을 좀 하라는 듯이 말이다.


평소에 자세가 안 좋다는 말을 자주 듣는 편이었고 또, 몸의 불균형을 느끼고는 있었지만 살면서 아파본 적이 없었고 불편한 게 없었기에 별문제 없이 살아왔었다. 하지만 안 좋은 습관, 자세들 때문에 몸은 계속 힘들어하던 상태였고 어느 날 내게 고통을 호소하였다. 일상생활을 하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불편하여 병원에 찾아간 나에게 의사는 추간판변성증이라 말해주었다.


"심각한 건가요? 디스크 그런 거예요?"

"심각한 상태는 아니고 뼈 사이에 디스크가 원래는 쫀득쫀득해야 하는데 그게 지금 기능을 제대로 못하면서 푸석푸석해졌어요 여기 검은색 보이죠? 그렇다 보니 평소보다 더 찌그러져 주변 신경을 누르고 있는 거예요"

"터지고 그런 건 아니잖아요?"

"네 뭐 일단은 그런 거 같은데 모르죠 뭐"


참으로 생소한 병명이었기에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물어본 질문에 의사 선생님은 별거 아니라는 듯이 대답을 해주셨다. 다행이라는 생각과 너무하다는 마음이 같이 올라왔다. 난 앉아있기도 힘들고 아파서 이렇게 왔는데 저렇게 쉽게 이야기를 하다니. 아픈 사람들을 대한던 내가 저런 모습이었을까 싶었다.


주사를 맞고 약을 받아 집에 돌아오는데 그간 내 주변에 디스크로 힘들어하던 사람들이 생각이 났다.

그 사람들은 나보다 더 아프다는 건데 진짜 힘들었겠구나 싶은 생각.


며칠 뒤 그중 한 동생에게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그 동생이 그런 말을 했다.


"좋게 생각하면 일찍 깨달아서 미리 건강 챙긴다 생각해. 나중에 나이 먹으면 디스크는 무조건 오는데 그때는 손도 못 댐"


긍정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것도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저나 참 나이 서른둘 먹고 나보다 어린 동생이랑 디스크 얘기하는 이 인생이 맞냐?


그 뒤로 끝없이 오고 가는 'ㅋㅋㅋㅋㅋ'


인생 참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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