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이해가 되는 일들만 일어나면 좋겠다.
기독교에 '모든 것을 아시는 하나님'이라는 말이 있다. 그럼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그분은 모든 것을 아시고 우리를 사랑하신다는데 왜 우리에게 시련과 고통을 주시는 걸까?
이러한 의문점은 2014년도 세월호 참사 때 처음 생겼다. 국가의 미흡한 대처, 무리한 화물적재등의 사유를 떠나서 이러한 일이 일어날 줄 아셨다면 왜 막지 않으셨을까? 어른들의 잘못한 것 때문에 왜 어린 학생들이 그렇게 가야만 했을까?
그 이후로 왜?라는 질문이 끊이질 않았다.
도대체 왜 그런 일이 일어나야만 했을까. 왜! 왜?
세상을 살다 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난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에 걸리는 사람도 있고, 설명이 불가능한 자연적 현상들이 일어나기도 한다.
애초에 우리는 이해가 안 되고 설명이 안 되는 세상에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때로는 모든 일에 이유가 있고, 그것이 이해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건 이래서 그렇고 저건 저래서 그런 거니까 앞으로 이렇게 조심해야 하고 저렇게 살아야 한다'와 같이 족보를 만들 수 있게 말이다. 그래야 학습이 되고, 슬픈 일이 반복되지 않을 테니까.
그러다 문득 나의 대학교 생활이 생각났다.
선배에게 족보를 받고도 공부를 하지 않아 C를 받았던 기억.
돌아보면 우리는 이미 족보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나처럼 학습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을 뿐.
과적을 하면 안 된다는 가이드라인이 있었음에도 과적을 한 사람들.
부실공사가 위험하다는 걸 보여준 사례가 있음에도 중간에서 이윤을 챙기기 위해 하나씩 빼먹는 건설업체.
사건이 발생하면 초동대응이 중요한 것을 알면서도 책임소재 때문에 미루며 골든타임을 놓치는 사람들 등
결국에는 사람의 문제이구나 싶다.
욕심이 불러온 나비효과.
이해되지 않는 이 세상을
사실은 우리가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