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아들, 이미 잘하고 있어

영향력

by Eric Kim




'우리 아들 괜찮은 사람이야. 우리 아들 잘하고 있고 멋져'

아침에 출근 준비를 하는데 뜬금없이 엄마에게 카톡이 왔다. 8시가 좀 지난 시간이었으니 서울은 밤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인가 보다. 아침부터 너무 뜬금없는 카톡이었기에 나는 상황 파악을 하여만 했다.

"갑자기 무슨 일이야 엄마?"


"네가 많은 젊은이들에게 도전을 주는 거 같아. 그게 바로 영향력이잖아”

교회 집사님들과 청년들 이야기를 하다가 '도전'이라는 명목으로 혼자 미국에 살고 있던 내가 언급되었었나 보다. 하지만 이해가 안 됐다. 내가 무슨 영향력? 그 누구보다 뭐 하나 제대로 한 것 없이 이것저것 해보며 어중간한 삶을 살고 있는 나인데. 또 괜한 소리에 감성이 터졌구나 싶었다.

"무슨 영향력이야 내가.. 당장 오늘도 어떻게 감당해야 할까 걱정하고 아등바등거리면서 사는데"

"그러면서 성장하는 거야"

"맨날 간만 보고 그만둔다고 뭐라고 하더니.."

"근데 지금은 하고 있잖아"


“몰라 어서 자 늦었어”


민망함에 황급히 대화를 마무리하였지만 기분이 참 이상했다. 그렇게 인정받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은 아무도 몰라주었는데 정신없고 좌절 속에 빠져 사는 나의 삶이 영향력을 준다니. 기분이 참 오묘하다.


내가 미국에 잘 온 건가, 뭔가 잘못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었는데 한 순간에 엄마가 다 지워버렸다. 오늘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야겠다. 부끄럽지 않은 아들이 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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