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풀 보이> 리뷰

파도가 부서지는 바다

by 킴지
20180920083915977502.jpg


<뷰티풀 보이>

(Beautiful Boy)

★★★☆


조엘 에저튼과 함께 이번 부산영화제 내한 소식을 발표하며 팬들을 신나게 한 티모시 샬라메의 신작, <뷰티풀 보이>입니다. 정확히는 작년 이맘때부터 유수의 영화제에서 상영되기 시작해 1년 동안 다양한 국가에서 차례대로 개봉되고 있는 작품이죠. 벨기에 감독 펠리스 반 그뢰닝엔이 메가폰을 잡았고, 티모시 샬라메와 함께 스티브 카렐, 모라 티어니, 스테파니 스콧 등이 출연합니다.


movie_image_(5).jpg


열렬한 독서가이자 재능 있는 예술가, 운동을 좋아하던 모범생 닉. 12살 무렵 약물에 손을 댄 닉은 누구도 돌이킬 수 없을 것만 같은 중독자의 강을 건넙니다. 아들의 중독이 자기 때문이 아닐까 자책하던 아버지 데이빗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닉을 구원하려 하지만, 매번 너무나도 쉽게 욕망에 굴복하고 마는 닉의 모습은 그가 사랑하던 아들의 모습과 점점 멀어져만 갑니다.


중독자는 손가락질을 받지만, 중독을 극복한 사람은 찬사를 받습니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구원과 갱생이라는 단어에 이끌립니다. 엄청난 돈이나 명예와 같은 전제가 없어도, 일상에서 얼마든지 발휘할 수 있는 의지만으로 이룩한 일이기에 누군가의 멘토가 되기도 쉽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엔 그렇게 되지 못한, 여전히 중독자로 남아 있는 절대 다수가 있습니다.


movie_image_(6).jpg


중독은 중독자를 포함한 주변인들의 삶까지 파괴합니다. 중독자를 아끼고 사랑하며 그가 정말 나아지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마음을 짓밟습니다. <뷰티풀 보이>는 바로 거기에 집중합니다. 끊을 듯 끊을 듯 순간의 쾌락을 놓지 못하는 아들을 바라보는 아버지를 조명합니다. 제목인 '뷰티풀 보이'는 아버지 데이빗에겐 여전히 아름다운 내 아이인 닉을 가리킵니다.


분명한 연출 의도 탓에 다소 반복적이기도 합니다. '약물에 손을 대는 닉 -> 그런 닉을 지켜보며 가슴이 찢어지는 데이빗 -> 주변 사람들의 사랑으로 약물을 끊어 보려는 닉 -> 약물에 손을 대는 닉'쯤의 공식이죠. 하지만 서서히 변하고 흔들리는 다수의 시선 가운데 여전히 끝을 알 수 없는 원초적 사랑과 눈물로 아들을 감싸는 데이빗의 모습은 실로 고귀하고 위대합니다.


movie_image_(7).jpg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단연 스티브 카렐의 연기입니다. 코미디와 드라마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눈빛에선 사랑하기 때문에 당기고, 사랑하기 때문에 밀어내야 하는 아버지의 그늘이 담겨 있죠. <슈퍼배드> 시리즈에서도 말 지지리 안 듣는 아이들을 상대하며 엄청난 부성애를 선보였던(...) 그의 모습은 매번 새롭습니다. 딸이 아닌 아들로, 액션이 아닌 드라마로 드러낸 '아버지'의 모습은 의외로 새삼스럽네요.

keyword
킴지 영화 분야 크리에이터 프로필
팔로워 297
작가의 이전글<예스터데이>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