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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현 May 13. 2024

그거 다 핑계입니다.

[독서기록] 홍보의 신, 김선태


나는 너무 유행하면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이유로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할 때가 많다. 충주시 홍보맨도 마찬가지로, 이 책을 읽고서야 유튜브를 봤다. 이미 충주시 유튜브 구독자는 70만 명을 넘었다.


책 내용은 단순하다. 충주시 유튜브를 맡게 된 계기와 운영 철학이 담겨 있다. 저자는 시키니까 했고, 이왕 하는 거 트렌드를 따라 했다. (무조건 짧게, 보는 사람 관점에서 재밌는 지만 고집) 누군가는 마케팅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겠지만, 나는 인생철학을 배웠다. 아, 결국 다 핑계구나.


그거 한다고 돈 더 주는 거 아니잖아요


더 주는 거 아닌데 내가 굳이 피곤하게 할 이유가 없다. 저자와 같은 공무원, 공기업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회사원도 마찬가지이다. 뻔한 연봉과 매년 통보되는 뻔한 인상률. 그리고 블라인드에 올라오는 비교 우위의 연봉들을 생각하면 피곤하게 살 이유가 없다. 


여러분들도 혹시 남들과 똑같은 뻔한 영상을 만들고 있진 않나요? 그렇다면 지금 당장 바꾸시길 바랍니다. 남들과 다른 콘텐츠를 생각해 보세요. 만약 기획이 어렵다면 포인트라도 하나씩 넣어보시기 바랍니다. 작은 변화일지라도 시청자들은 전혀 다른 느낌을 받을 것입니다. 


시장이 시키니까 유튜브를 하게 된 저자는 제일 먼저 다른 지자체 유튜브를 살펴봤다. 모두 체면치레용으로 유튜브를 운영했다. 정보 전달만 주구장창하는 유튜브를 사용자가 볼 리가 없다. 재미없으니까. 그래서 저자는 정보 전달이고 나발이고 충주시를 알리는 데에만 집중했다. 다시 말해 조회수에만 몰두했다. 


그렇게 성공한 저자는 위와 같은 조언을 했다. 남들과 뭐라도 달라야 한다고. 책 제목이 홍보의 신이라 마케팅하는 분들에게 주는 메시지로 여길 수 있다. 근데 대충 사는 누군가에게 하는 아주 날카로운 일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돈 더 주는 거 아닌데 성공한 공무원. 그는 달랐고, 유튜브를 성공시켰다.


무엇보다 내가 즐거워야 합니다.


그 어떤 것보다 유튜브는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튜브 내용도 즐겁고, 그것을 본 시청자도 즐겁고, 그것을 만드는 유튜버도 즐거워야 합니다. 


책 마지막 문단 중 일부를 발췌했다. 사실 또 다른 누군가로 대입한다면 일을 즐겨야 한다고 바꿔 생각할 수 있다. 즐긴다는 게 뭘까. 내가 일을 하며 즐거웠던 적이 언제였을까. 


사실 이 대목을 읽으며, 유튜브라는 매체가 저자를 즐겁게 했던 게 아닐까 싶다. 알고리즘만 잘 타면 조회수가 잘 오른다는 어떤 성공을 말하는 게 아니다. 누군가에게 내 산출물을 평가받고, 개선하고, 성장하는 구조니까 더 나아진다는 성장의 즐거움을 줬으리라 생각한다. 


그럼  내 일이 그런 구조가 없으면 어떡하나? 나는 마땅히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피드백이 필요하면 구하고, 구할 대상이 없다면 각종 SNS에 누군가 볼 수 있게 공개하면 된다. 굉장히 꼰대 같아 보일 수 있지만, 결국 모든 게 "핑계"라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집을 구하느라 / 큰 행사가 있어서 / 직무가 바뀌어서 나는 글을 못 쓰고 있었다. 스스로 그렇게 생각했다. 실은 체력을 핑계로 잠을 더 잤다. 그리고 고민이 많아 많이 읽었다. 뭐라도 해결책을 얻고 싶어서. 하지만 글로 표현해야 진짜 내 것이 된다. 나도 핑계 대지 말고 다시 글을 쓰는 시간을 많이 늘려야겠다. 


책에는 마케팅 관련 좋은 인사이트가 많이 담겨있다. 혹시 그쪽으로 종사하시는 분이라면 충주시 유튜브처럼 아주 쉽고 재밌게 쓰여있으니 읽어보시길 권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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