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전 걸치기 전략

큰 부탁이전에 작은 부탁이 효과가 나는 이유?

by 김진혁

문전 걸치기 전략

왜 큰 부탁을 위해 작은 부탁을 먼저 해야 하는가?


『아라비안나이트』에 나오는 이야기다.

어느 낙타가 사막을 걷다가 날이 저물자 주인에게 다가가 밤에 추우니

코만 천막 안에 넣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주인은 코 정도야 괜찮겠다는 생각으로

낙타의 부탁을 들어준다.

낙타는 조금 후 목까지만 집어넣게 해 달라고 요청한다.

주인은 낙타의 부탁을 또 들어준다.

이렇게 낙타는 조금 더 조금 더 하면서 결국엔 천막을 차지하고, 주인은 밖에서 잠을 자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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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려오는 광고전화를 받고 끊어버리지 않고 응대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금융상품을 가입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텔레마케팅이란 고객과 신뢰 관계를 이용하여 고객서비스 차원을 빙자하여

영업을 확장시키는 행위다.

제품 판매를 위한 홍보를 비롯한 고객 만족도 조사, 구매 접수를 위한 수단으로 주로 활용되고 있다.


방문판매원이 어느 집 문의 초인종을 누른다.

주인이 나올 때 영업자가 문간에 발을 쓱 들이밀고 말을 하면 문을 쾅 닫아버리기 어렵다.

이게 바로 foot-in-the-door technique으로‘문전 걸치기 전략’ 또는 ‘단계적 요청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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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심리학자 조너선 프리드먼(Jonathan I. Freedman)과

스콧 프레이저(Scott C. Fraser)의 연구에서 비롯된 문전 걸치기 전략은 상대에게

처음엔 부담감이 적은 부탁을 해 허락을 받으면 그 다음엔 점차 큰 부탁도 들어주기

쉽게 된다는 마케팅 분야 등에서 활용하는 테크닉이다.


“아침 7시에 시작되는 실험에 참여하겠습니까?”라는 질문을 했더니

실험 참가자의 24 퍼센트가 “예!”라고 대답했다. ‘아침 7시’가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게 틀림없다.


반면 “실험에 참가하겠습니까?” 하고 물으니 실험 참가자의 56퍼센트가 “예!”라고 대답했고,

이어서“시간은 아침 7시입니다. 그래도 하겠습니까?” 하고 물었더니

모두 실험에 참가하겠다고 대답했다.

일단 실험에 참가하겠다고 대답을 해버렸으니 자신의 일관성 유지를 위해서

‘아침 7시’라는 부담도 감수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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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정치가·외교관·과학자·저술가. 신문사의 경영자 등으로

유명한 벤저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은 주의회의 한 의원이 프랭클린을

사사건건 물고 늘어지면서 원수처럼 굴자, 프랭클린은 한 가지 꾀를 냈다.


그의 자서전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그 사람의 호의를 얻으려고 나는 굴욕적인 존경을 표하지는 않았지만,

얼마간 시간이 지난 후 다른 방법을 사용했다.

그 주의원이 매우 희귀하고 진귀한 책을 소장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나는 그 책을 숙독하고 싶다며 며칠간만 빌려줄 수 없겠느냐고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다.

그는 그 책을 즉시 빌려주었고,

나는 일주일 안에 매우 감사하다는 편지와 함께 그 책을 반환했다.

그다음 우리가 주 의사당에서 만났을 때 (그는 결코 예전에는 그런 적이 없었으나) 나에게 말을 걸고, 매우 친절했다.

그 후 그는 어떤 일이든지 나를 도와주려 했고, 우리는 아주 친한 사이가 되었으며, 우리의 우정은 그가 죽을 때까지 계속되었다.

이것은 내가 옛날에 배웠던 교훈의 또 하나의 예가 된다. 즉, 그 속담은 다음과 같다.

‘예전에 너를 한 번 도와준 일이 있는 사람은, 네가 은혜를 베풀었던 사람보다 더욱더 너를 다시 도와줄 준비가 되어 있다.’”


문전 걸치기 전략은 상호성의 법칙 “A가 B에게 호의를 베풀면, B 역시도 A에게 호의를 베푼다”는

“가는 정이 있어야 오는 정도 있다”라는 우리나라 속담과 같은 의미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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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 로버트 치알디니(Robert Cialdini)는 ‘설득의 심리학’에서 말한다.


“누군가 설득하고자 한다면 먼저 베푸는 것이 순서다. 사람은 누군가에게 받으면 갚고 싶은 법 받고 싶다면 먼저 주는 데 수고를 아끼지 말라.”


치알디니가 문전 걸치기 전략의 함의에 대해 다음과 같이 경고한 게 흥미롭다.


“아무리 사소한 요청도 함부로 승낙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 승낙이 우리의 자아 개념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나는 두려워, 다음부터는 아무리 내가 지지하는 대의와 관련 있는

청원서라도 서명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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